가르쳐 주고 돈 버는「레슨」산업「붐」|일서 신조어까지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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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놀게 해주고』 돈을 받는「레저」산업에 이어 『가르쳐 주고』 돈벌이하는 산업이「붐」을 이루고 있다. 일컬어「레슨」산업.
「웹스터」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일본인들의 신조어다.
한데 이와 같은 신조어가 탄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문부성의 조사에 의하면 각종 학관과 학원은 최근 수년 사이에 초고도 성장을 거듭, 웬만한 대기업보다 실속을 더 차린다는 것이다.
「레슨」산업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양재·재수 학원, 자동차·산·편물·요리·외국어·「타이피스트」·「디자인」·다도·미용 등 취미 생활이나 직업과 관련된 것이면 모두 시장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와 같은 학원이 대개 여성들, 특히 가정주부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먹고사는 문제에 시름을 잊게 된 주부들이 새로운 형태의 산업 하나를 육성해 놓은 셈이다.
「레슨」을 받고 있는 여성들을 상대로「앙케트」를 내어 본 결과 주부들의 55%가 『취미를 살리기 위해』 배운다고 대답했고 독신 여성의 경우는 56%가 취미 및 시집갈 준비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은 일단 학생이 되고 나면 좀체로 떨어져 나가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리고「레슨」산업은 반드시 대도시에서만 성행하는 것도 아니다.
두메산골에 합숙소를 차려 놓고 산나물 요리나 전통 공예를 가르치는 합숙 강습소 따위도 크게「히트」했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낚시 강습·누에치기 강습 같은 것도 광고만 내면 다음날로 정원 초과를 걱정할 만큼「레슨」산업의 열기는 대단하다.
이 바람에 망해 가던 마을이「붐·타운」으로 변하는 기적도 일어났다.
기부현명방촌은 그 동안 계속적인 이농으로 국민학교 4개 가운데 3개가 문을 닫아 버린「유령촌」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폐교된 국민학교 교실을 이용, 공예 강습소를 차린 결과 동경·대판 등 대도시에서 주부 떼가 몰려들어 벼락 활기를 되찾았다.
이 결과를 보고 최근 일본가문화진흥회라는 기묘한 이름의 단체가 본격적인「레저」산업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유령촌」들을 물색,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산나물 캐기 강습소·낚시 강습소·선 강습소 등을 차려 전국적인「레저」산업「네트워크」를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생활이 넉넉해짐에 마라 주부들의「레슨」산업에 대한 지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므로 『땅을 사는 것보다 훨씬 전망이 좋은 투자』라는 게 당사자들의 주장이다.
「레슨」에 드는 비용은 종류와 실습 기자재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대개 월 2만5천「엥」정도.
하지만 수업료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아서 웬만큼 인상을 해도 제자를 잃을 염려는 없다는 것이다. <홍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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