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투자사절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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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데이비드·케네디」씨를 단장으로 한 미국민간기업통상사절단의 내한은 지난해 태 부총리의 방미 때 상무장관과의 협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경제개발에 소요되는 외자를 적극 도입하려는 우리정부정책에 대한 미국정부와 업계의 협조적인 태도표시라고 살 수 있다.
이번「케네디」사절단은 미국 굴지의 대기업체 중역 43명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참가기업체수도 31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사절단은 비록 민간업계의 일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비중은 매우 크다.
이를테면 이번 사절단에 참가한 기업체 가운데서 이미 구체적인 대한투자계획을 세워 우리정부의 인가를 요청하고 있는 기업체가 3개 사이고 그 규모가 7백5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만 가지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번 사절단에 참가하고 있는 기업들이 모두 이와 같이 대한투자기회를 노리고 또 다른 미국의 기업들도 이와 같은 움직임에 따른다면 미국의 대한투자규모는 매우 큰 것이 될 것이다.
종래의 한-미 경제관계는 한마디로 말해 미국의 일방적인 대한원조공여관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두 나라 사이의 평등한 협조관계는 도리어 이러한 원조의 삭감과 더불어 강조되었던 것이다. 한·미 무역의 균형적 확대와 미국의 대한투자증대에서 한·미 양국은 더욱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을 것이 여망 되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미국의 대한원조가 삭감되고 또 사실상 종결되다시피 된 오늘에 와서 한-미 두 나라사이의 관계는 무역의 확대와 미국의 대한투자증대를 통해 한층 더 긴밀한 것이 되었다. 특히 무역거래 면에서는 최근에 와서 그 규모가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수지 면에서도 거의 균형에 도달하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한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경제는 미국경제에 크게 의존하고있고 또 미국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의 대한투자정책과 미국기업의 대한기업자세에 대해 다음과 같은 고 언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일부 미국기업들의 대한직접투자가 지나친 이윤의 추구를 꾀함으로써 미국기업의 대한투자활동에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비료 등과 관련된 미국투자자의 지나친 투자보수조건을 포함한 불평등계약조건의 추구는 자본도입 국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미국의 대한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는 한-미 양국의 협조증진과 미 대한 투자증진을 위해서는 기왕의 모든 불평등투자계약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미 대한 투자의 규모가 일반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에 와서는 일본의 대한투자증가추세에 도리어 눌리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물론 미국경제사정도 탓할 수 있지만 미국의 대한투자정책과 미국기업의 소극적 자세에도 연유하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는 무차별적인 미 대외 경제정책의 대상에서는 적어도 제외되어야 할 특수한 사정에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뜻에서 이번 사절단의 내한에 대해서는 특히 큰 기대를 걸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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