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25명의 「미니」중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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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남 거제군의 북단 장목면 유호리 상유부락 섬 마을에 학생 25명의 「미니」중학이 생겼다. 새마을회관에 자리잡은 새마을선도학교. 선생님은 예비군 방위소집 근무자 이덕명씨(23·유호리 5반 19).
이씨가 지난 3월 26일 예비군방위소집기간요원교육을 받고 이곳에 온 후 국민학교만 졸업, 가사를 돕고 있는 소년들을 보고 장목국민학교 김진수 교사(37)와 의논, 13세에서 17세까지의 소년 7명과 소녀 18명을 모아 중학과정의 학교를 세운 것.
이 교사는 초소근무가 끝나는 하오 7시부터 11시 반까지 국어·역사·영어·수학·기술·가사 등을 김 교사와 나눠 가르치고 가사부 과목만 김 교사 부인 이주림씨(34)가 맡는다. 이곳은 미역 따기·고기잡이 등으로 생계를 겨우 이어가는 섬 마을.
중학교는 3㎞나 떨어진 산너머에 있으나 미역 따기·고기잡이 등이 생업인 부모들은 모자라는 일손 때문에도 자녀들의 진학은 엄두를 못 내고 있는 형편인 것.
진해고교를 졸업, 마산한국철강 창고계 직원이었던 이씨는 학생들에게 학과는 물론 양어법 등 실기도 지도한다. 서울 농대에 편지로 문의, 자료를 받아 곧 실습으로 옮기고 있는 것.
이 교사는 학생들의 배우겠다는 열의가 대단, 학습효과도 훌륭하다고-. 【진해=심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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