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대통령, 약속대로 정치범 줄사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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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간) 5명의 정치범을 사면했다. 또 다음 주까지 더 많은 정치범을 추가로 석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사면은 지난해 7월 영국 방문 당시 세인 대통령이 모든 정치범을 연내 석방할 것이라고 약속한 데 따른 것으로, 약속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사면 대상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평화집회와 행진법’ 등 정치 관련법 위반 혐의로 복역 중인 기결수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정치범이 모두 사면된다. 평화집회와 행진법은 집회 등을 실시할 경우 주최자 측이 집회의 취지·주최자 등에 대한 정보를 당국에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나아가 정부청사와 대사관, 학교 주변에서의 집회는 금지된다. 당국의 허가 없이 집회를 열 경우 최대 1년의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해진다.

 세인 대통령은 영국 방문 당시 “올해 말까지 미얀마에 양심수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미얀마는 지난해 초 두 번에 걸쳐 100여 명의 정치범을 사면했다. 2011년 세인 대통령이 집권 뒤 민주화 개혁을 시작한 뒤로 사면된 기결수는 3만여 명에 달한다. 이 중 정치범은 1300여 명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사면에 대해 “미얀마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제인권단체 등은 “미얀마에는 여전히 40여 명의 정치범이 수감돼 있다”며 이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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