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일의 여당 낙선 장성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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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 낙선이 오히려 국가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분발심을 일으켜 줍니다』-.
서울의 8개 지구 중 공화당 후보로는 혼자 낙선한 장성환씨(마포·용산)는 『떨어졌다고 해서 결코 외롭게 느끼지는 않으며 2주일이란 짧은 기간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싶다』고.
장씨는 선거운동 중의 과로로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28일 개표 종료 후 바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2일 하오 퇴원했다.
당초 출마라는 것을 꿈도 꾸지 않았다는 장씨는 공화당의 서울지구 중량급 공천방침에 따라 선거일 공고 직전에야 출마교섭을 받았다.
공군참모총장·주태 대사·대한항공사장·국제 관광공사 총재·교통부장관을 역임한 장씨의 경력과 서울 토박이라는 점이 평가됐다. 그의 선친 장헌식씨는 구한말 한성판이(지금의 서울시장)을 지냈다. 『역시 선거란 출신이나 경력만으론 안 먹혀들어 가더군요』-. 조용한 신사인 장씨는 짧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입후보자와 유권자와의 거리를 갑자기 좁힐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경쟁 상대였던 신민당의 김원만 노승환씨는 각기 용산과 마포의 토박이. 그들의 조직화된 기반을 단숨에 깨뜨리기가 어려웠다고 장씨는 털어놨다. 『뒷골목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서 아직도 못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며 지도층이 혼자만 잘살겠다는 생각을 정말 버려야겠다고 느꼈어요.』
장씨는 자신의 패배 원인을 분석중이며 문젯점을 추려 당에 건의하겠다고.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매우 좋은 경험을 얻었으며 앞으로 어느 분야에서 일하건 큰 참고가 될 것』이라고 장씨는 자위했다.
현재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이사장으로 있는 그는 『국회의원보다 더 보람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므로 미련이 없다』면서 다음에 또 출마할 것인지는 그때 가 봐야 알겠다고. <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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