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의 외국유학생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대학가의 외국유학생은 지난 20여 년간 급격한 증가를 보여 왔다. 학비부담의 가중, 미국인 우선 정책, 교육환경의 세계적 평준화 등으로 차츰 수그러지고는 있지만 71년 현재 14만5천명에 달하는 이들 외국두뇌는 미국의 대외정책상으로도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증가 추세를 보면 54년의 3만4천명이 65년 8만2천, 71년 14만5천으로 폭발적 상승을 보였다. 이는 무엇보다도 미국이 가진 교육환경과 경험의 작용으로 보인다. 출신 지역별 분포를 보면 37%가 극동지역 학생으로 단연「톱」을 이루고, 남미(20%),「유럽」(l3%), 중동(12%), 북미 (9%), 「아프리카」(6%) 등의 순 인데 그 가운데 4분의1은 여자대학생이다.
외국인 학우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젊은이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제한되어 있는 반면에 미국의 전망은 밝을 때이었던 50년대부터이며 미-소의 대립이 첨예화하기 시작한 60년대에 세계의 많은 젊은이를 끌어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오면서 미국은 월남전에서 무력함을 보여줬고 이는 재미유학생들을 통해 세계의 곳곳에 전해질 입장에 처했다. 더 우기 이들 14만5천의「외국인」은 자기나라에서「엘리트」에 속하는 집안으로 지도층이란 점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귀국 후 그들이 미국을 알면 아는 것만큼 비판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대하는 미국인이 적은 것 같다는 반성 논이 나오고 있다. 그들은 미국인을 이용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인 또한 그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을 안다는 것이 곧 사랑한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알고 난 후에는 어떤 일이 있을 때 비난이전에 미국의 복합성을 먼저 생각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대부분 미국인은 갖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들에 대한 정책은 거의 없는 상태다. 5%정도의 유학생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37%가 자기부담이며, 32%는 지원자미상, 나머지 대부분은 미국내의 재단이나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고 있는 정도다. 결국 미국 내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는 경우는 국가정책의 혜택이 아니라 사적인 기금이 대부분이다.
25년간의 역사를 가진「풀브라이트」장학기금은 14만 명의 외국인 학생을 미국에 유학시켰다. 지난해에 나온 국무성보고서는 이들 유학생에 대한 미국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그들은 국제적 관심집단의 일원으로 만들어야하며 세계각국에서 국제협력 체제의 새로운 추진 세력은 이들이며 이들을 통해 인류의 공동문제 해결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내의 개인이나 지역사회·재단이나 공·사 기관은 이들이 미국인 급우 및 친구·교수들과 긴밀한 유대를 갖고 세계평화를 위한 공동대열에 참여하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닉슨」행정부는 외국인학생을 위한 국무성 예산을 증액하고 귀국후의 상담, 「캠퍼스」생활에 대한 안내, 미국내의 여행편의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분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