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8)돌아온「청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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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역사상 첫 해외 원정군인 주월 국군의 선진을 맡아 「전선 없는 전장」에 뛰어들었던 상승 해병의 상징인 청룡은 자유월남에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9일 6년 2개월만에 개선군의 제1진으로 돌아왔다.
지난 65년 9월 20일 포항에서 청룡부대를 결단, 초대 부대장의 중책을 맡았던 나는 청룡의 개선이 있기까지 국민이 보내준 열렬한 성원과 지지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한다. 월남전의 대세가 차차 수습단계에 접어들었고 주월 국군의 파월 목적도 충분히 성취되었다고 보이는 현 시점에서 청룡이 개선군의 선두로 돌아 오게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청룡의 철수를 결정한 한·월 양국정부의 조치는 매우 적절하고 명분 있는 일이라 하겠다.
청룡은 6년 전 역사적인 결단식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부대명을 명명 받았고 『자유 월남을 지원하는 평화의 십자군으로서 용감히 싸워 상승 해병의 전통을 계승하라』는 당부에 따라 필승의 신념으로 청룡의 이름을 빛내기 위해 온갖 힘을 다했다. 65년 10월 9일 낯선 이국 땅 「캄란」만에 상륙한 청룡은 풍토가 다르고 후방 보급체계도 미비된 악조건 하에서 「투이호아」 「출라이」등 수많은 전선을 누비면서 용전 분투, 혁혁한 전과를 올려 「귀신 잡는 해병」의 기개를 과시했다.
청룡은「베트콩」이 『청룡만은 피하라』는 지령을 내릴 만큼 놀라운 전과를 올리게 되자『백 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양민을 보호하자』는 구호아래 민사심리전을 펴, 전란에 시달린 월남인의 얼어붙은 표정에 신뢰와 웃음을 되 안겨 주었고 학교와 교량을 지어주는 등 대민 사업을 전개, 월남인에게 평화에 대한 기대를 안겨주었다.
영광된 청룡의 개선을 맞아 개선의 길을 함께 하지 못한 전몰 전우의 부모 형제 및 미망인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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