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략 …무저항 투쟁 신민 등원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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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 의원총회는 2l일 여당만의 단독국회운영을 방해하는 실력저지투쟁도 포기하고 무기한의「국회출석 거부투쟁」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불출석 항쟁」이라고는 하지만 별다른 투쟁방법도 없는 것으로, 내용적으로는 여당의 단독 국회를 방관하는 상태어서 국회는 특별한 계기가 없는한 야당부재의「단독국회」는 당분간 면하기 어렵게됐다.
신민당은 원외투쟁을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임시전당대회를 앞둔 당의 체제정비에 박차를 가하게된 셈이다.
국회 정상화협상이 결렬된 후 신민당은 당론결정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20, 21일 이틀동안 계속된 의원총회에서 단독 국회를 막기 위한 실력저지 투쟁론과 무저항의 출석거부로 의견이 갈라졌다.
원외총무단을 비롯한 일부 당 간부가 중심이 된 실력투쟁 주장은 투쟁과정을 통해 협상재개를 유도한다는 계산이었다.
이 반면 소장층과 비주류등 다수파의 등원거부주장의 저변에는 두 갈래가 있었다. 소장측 의원들은 실력저지투쟁은 실효도 거두지 못한채 야당의「이미지」 만 흐려놓는다는 분석이었으며 비주류의 소수파는 71년까지 국회활동을 포기하자는 극단론이었다.
게다가 임시전당대회를 앞두고 명분 없는 국회등원을 거부해야 한다는 원외의 강한 압력도 얼마간 있었던 것 같다.
총무단이 5개항의 선행조건에 대한 만족할만한 관철을 이루지 못한채 등원키로 결정할 경우 극소수지만 몇 의원이 등원을 거부하여 원외 행동통일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왔다.
그리고 이같은 원외의 분열은 재야일각에서 구상하고있는 신당 발족의 구실이 될 수 있으리라는 점에 대해 현재의 당 간부진은 많은 우려를 해왔다.
협상재개의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이 아니고, 이미 막후접촉이 벌어지고 있지만 신민당은 협상보다는 당내 정비에 힘을 쏟게 됐다.
말하자면 내년 총선거를 위한 선거태세를 앞당겨 하게된 것이다.
김영삼 의원의 대통령후보 출마선언을 계기로 양성화한 후보경쟁이 가열화하고 있는데다 체질개선론도 활기를 띠고 있어 이달 말께 열릴 중앙상위에서부터 12월이나 1월중에 소집될 임시전당대회 때까지는 몇 개의 고비를 넘겨야 할 것 같다.
신민당은 오는 임시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 지명을 겸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며 지도체제도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야당부재의 변칙국회가 계속 운영되고 신민당은 원외투쟁에 전념하게될 것이지만 여야중진 회담모색등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탐색도 병행되고 있다. 여야가 다같이 그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협상이 필요하다는 큰 원칙에 이론이 없다.
특히 여당의 단독국회 운영은 정치적인 문제 이외에도 법률상의 무리가 뒤따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야 간에 시빗거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그 계기를 마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회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협상은 신민당이 임시전당대회를 거쳐 새 체제를 짠 뒤라야 할 것 같다.<박석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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