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의 단조로운 화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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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초 이유태씨는 이번 4번째의 개인전에 산수화 일색으로 출품했다. 춘하추동 네 계절을고루 갖췄는데 초봄의 눈록(눈록)을 묘사한 작품이 몇 점, 전에 없이 파릇하게 눈에 띈다.지난 봄에 보인 세계일주 「스케치」의 영향인지 모르겠다.
현초는 비교적 실사를 즐겨하는 동양화가이다. 그림제목이 설명하듯이 설악산·화진포·가야산·덕유산·금강 등 그의 여로를 설명한다. 그는 또 개개의 작품을 어느 지점에서「스케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30여 점의 작품들은 이렇다할 지형의 특색이 없다. 산봉우리의 곡선이며, 나뭇가지의 늘어진 모양 등, 이 화폭에서 저 화폭으로 옮겨 놓은 듯해 그저 곱고 단조하다. 그것은우선 그때그때 정밀한 「스케치」가 안된 때문이겠고, 다른 하나의 이유는 그의 익숙한 필법이 어떤 타성에 빠져버린 소치가 아닐까. 그의 전시작품 가운데 『가야심동』 등 2, 3점만이 실경의 분위기를 그런 대로 직감케 하고 있을 뿐이다.(4일∼10일 신세계화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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