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운영과 근본개선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육상·역도 등에서 풍성하고 알찬 기록이 나온 것처럼 대회운영도 예년에비하면 수준이상이었다.
대회기간 중「럭비」「레슬링」의 경기장이 급작스레 바뀌어 서울지리에 어두운 지방선수단을 한때 다급하게 한「미스」도 있었지만 경기시간의 엄수, 경기장 경비의 철저 등은 양호했다.
이 같은 좋은 여건 밑에서도 올해의 유료입장객이 작년의 6만9천명보다 훨씬 못 미치는 4만4천명에 그친것은 추운 날씨와「월드컵」축구예선을 치르고 난 여파의 탓인 듯.
매년 부정선수 등 일련의 불상사로 소청위원회를 시끄럽게 했던 각 시·도의 제소도 올해는 그 건수가 가장 적었다.
단 3건이 소청위에 재소됐는데 그 재소의 이유가 불합리하여 모두 기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대부분의 말썽이 각 경기단체의 자체내에서 해결된것은 체전의 근대화를 뜻하는것이라 하겠다.
다만 그런 가운데도 기권 22건, 실격 9건이 기록됐는데 실격의 경우가 모두 2중 등록 또는 등록규정위반이고 그수는 예년보다 적어 흐뭇한 느낌이지만 그 근절책을 강구해보는 것도 뜻 있는 일이라 하겠다.
이번체전의 첫「하일라이트」는 화려한 개막식에 있었다. 박대통령이 3시간이나 줄곧 지켜봤다는 사실만으로 이번의 개막식이 어느만큼 화려, 웅대했는가를 알려준다.
그러나 이같은 성공적인 개막식의 뒷면에는 새로운 부작용이 싹트고 있다.
그것은 시·도 마다 입장식에 대비, 막대한 경비지출과 정력을 소모함으로써 막상 경기 면에는 소홀해졌다는 점이다.
체전은 결국 잔치가 아니며 그 의의는 좋은 경기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데 있다. 입장식만을 강조한 나머지 경기훈련을 뒤로 미루고 많은 경비와 시간을 입장식훈련에 소모해야만했다고 비난하는 것이 각시·도 체육인들의 중론이고 보면 그 개선책은 한번 고려해 볼만한 일이다.
또한 집단훈련이 가능한 서울·부산과 이것이 매우 어려운 지방각도「팀」에 같은 여건 하에서 입장상을 채점하는 것도 불합리한 것이 아닐는지!
해가 거듭할수록 비대해지는 체전은 반세기의 전환점을 맞은 것을 계기로 참가범위와 자격에 혁신적인 쇄신이 있어야겠다.
이번 체전의 참가인원은 1만5천명으로 사상 최대규모의 포화상태였다.
내년도 체전개최지로 결정되었던 전주시가 50회 체전폐막 뒤 갑자기 대회를 반납한 것은 바로 이런 비대현상이 빚은 부작용이며 앞으로 어떤 지방도시도 이런 규모의 체전을 치를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민족의「페스티벌」이란 점에서 본다면「매스·게임」「카드·섹션」등 호화로운잔치와 전 국민의 참가를 찬양할수도 있다.
하지만 민족「스포츠」의 총화인 전국체육대회는 알찬 경기로 그 수확을 거둬야 한다는 것이 근본이념이고 보면 참가범위의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즉, 중등부·고등부 등은 따로 학도채전을 열더라도 체전의 권위를 위해서는 각시·도의「베스트」만이 참가, 경쟁하는 대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