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달러 추월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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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가 새롭게 인기를 얻고있다.
유로화가 미국 달러화와 등가에 도달함에 따라 일부 분석가들은 앞으로 유로화가 달러화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어스턴스 증권의 통화 전문가인 스티브 매로우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 연말 유로화는 1.05 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며 내년 이맘때쯤이면 1.10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로화는 15일 (현지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1.0018 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00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유로-달러 교환가치가 등가에 도달했다.

현재 일부 유럽 정치인들은 유로화가 달러화를 밀어내고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에서 기준 통화로 사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12개 유로존 국가들이 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유로화는 지난 1999년 1월 첫 장에서 1.17 달러로 거래되기 시작했으나 곧 유럽중앙은행의 신뢰지수 하락과 낮은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기업체들의 회계 부정 스캔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미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해 미국 주식시장에 1천1백6십억 달러를 투자했던 국제 투자자들은 현재 빠른 속도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배로우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달러화는 더욱더 하락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4월 1백1십억 유로가 유럽 증권 및 채권 시장에 투입 됐으며 이후 몇 달간의 자료에 따르면 그 액수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계 금융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는 지난 달 월 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몇 달 안에 달러화 가치가 현재의 3분의2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바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92년 파운드화를 대규모로 매도해 유럽의 환율조정장치(ERM)위기를 야기시킨 바 있는 소로스는 달러화의 약세가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며 미국 소비자 신뢰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달러화 이외에도 최근 몇 달 사이 스위스 프랑과,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이 각기 다를 이유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가 내년 중에 유럽 단일통화 시장 참여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밀려나갈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메릴 린치 증권의 유럽경제권 담당 경제 분석가인 샤드라 딘은 유로화가 등가에 도달한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딘은 CNN가 가진 인터뷰에서 "유로화는 올해 말까지 다시 97년도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장기적인 구조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 유로 경제권보다는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배로우 역시 유로 경제권의 더딘 성장과 함께 일부 국가들이 유럽연합 가입 기준을 맞추는데 정치적 곤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LONDON, England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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