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311조원어치 25년간 중국에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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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러시아가 향후 25년 동안 3억6500만t의 원유를 중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액수로는 2700억 달러(약 311조원)에 달하고 중국의 1년 석유소비량(약 5억t)의 73%에 달하는 양이다.

 22일 중국 관영 신화사와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러시아 석유공사와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가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포럼에 참석한 장가오리(張高麗) 중국 상무부총리와 면담하면서 양국이 우선 원유 수출과 관련한 10년 계약을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양국 간 에너지 동반자 관계를 확대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러시아가 향후 25년 동안 중국에 대한 석유 수출을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합의했었다. 이 합의에 따라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는 중국에서 20억 달러의 차관을 받기로 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유전지대와 나홋카 인근 코즈미노항을 연결하는 길이 4800㎞의 ESPO 송유관을 통해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유럽 위주의 에너지 수출시장을 다각화하기 위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에너지 분야 협력 외에도 헤이룽장(黑龍江) 성에서 시베리아로 이어지는 철로 건설 작업도 중국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기 공사가 끝나면 매년 500만t 화물 운송이 가능하고 2기 공사가 완공될 경우 양국 물동량은 2000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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