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중국 꿈, 우리에겐 악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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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류샤

중국의 반체제 인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인 류샤(劉霞·54)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항의 편지를 썼다. 중국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와 부동산 사기죄로 기소된 자신의 남동생에 대한 중형 선고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 편지는 류샤의 남동생인 류후이(劉暉·43)의 변호사를 통해 중국 인터넷에 14일 공개됐다.

 류샤는 편지에서 “정부의 통치는 정의를 수호할 수 있는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하고 개인의 인권을 부인한다면 결국에는 비극으로 귀결된다. 이는 결국 국가 권력의 정당성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남편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후 자신이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류샤오보의 아내인 나에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시 주석이 평소 강조해온 ‘중국의 꿈’을 언급하며 “중국의 꿈이 우리에게처럼 ‘중국의 악몽’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자신의 동생에 대한 중형과 관련해선 “피고의 인권이 무시된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정의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후이는 베이징(北京)의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거래에서 동업자와 짜고 사업자금 300만 위안(약 5억3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지난 9일 징역 11년을 선고 받았다. 판결 직후 류샤는 “어떻게 (단순한 사기죄에) 11년을 선고할 수 있나. 어떻게 (나라가) 우리를 이렇게 미워할 수 있는가”라며 눈물을 흘렸다.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 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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