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 치열한 장외 설전 … 감독 이어 선수 가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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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호 19면

‘끝날 때까지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전 D-2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 요기 베라가 남긴 명언이다.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이 되새겨야 할 명구다.

11일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은 한국은 이란과 비겨도 브라질 월드컵에 자력 진출한다. 한국이 이란에 0-2로 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5-0으로 꺾는 것 같은 대형 참사만 일어나지 않으면 져도 본선에 오를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 진출의 9부 능선에 올랐다는 게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역으로 말하면 아직 10% 정도의 변수는 남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시아 라이벌전을 앞두고 분위기는 과열 양상이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최강희 감독은 이란 축구를 모욕했다. 이란 팬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최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선물하겠다. 그걸 입을 용기가 있길 바란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최 감독이 “이란에서 푸대접을 받았다. 복수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케이로스의 독설은 이란으로서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이란은 한국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한국과 비기면 약체 카타르와의 최종전에서 낙승이 예상되는 우즈베키스탄에 밀릴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비겨도 되는 한국이 뒷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는 건, 이란이 결코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치고 받아 승부를 갈라야 한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과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을 역임한 백전노장 카를로스 케이로스의 여우 같은 계산된 도발일 수도 있다.

최 감독은 케이로스를 향해 “내년 월드컵은 고향 포르투갈에서 TV로 봐야 할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양 감독의 가시 돋친 설전은 선수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이란은 우리가 3~4골 차로 이길 수 있는 팀”이라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비겨도 된다는 안이한 마음가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93년 한국은 카타르 도하에서 기적적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일명 ‘도하의 기적’이다. 같은 사건을 일본에서는 ‘도하의 비극’이라고 부른다. 그때 일본처럼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한편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대상으로 한 축구토토 4회차에서는 무려 4만5000여 명이 매치 게임에 참가했다. 이 중 2806명이 결과를 맞혀 13.5배의 적중금을 받았다. 이란전을 대상으로 한 축구토토 매치 5회차는 16일 오전 9시30분 발매를 시작하며 킥오프 10분 전까지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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