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자사주 매입 발표 직전, 외국인들 대거 사들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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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08년 3월 CJ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기 직전에 외국인이 CJ 주식을 대량 사들인 뒤 주가가 오르자 팔아 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코스콤 이 제공하는 주식 종목·날짜별 외국인 매매 내역과 CJ의 공시 자료 등에 나타난 내용이다. 검찰은 CJ가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 해외 계좌를 통해 주식 거래를 했는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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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에 따르면 CJ는 2008년 3월 3일 “5월 말까지 자사주 33만 주를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목적은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 이익 제고”였다. 주가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CJ는 이를 금요일인 2월 29일 이사회에서 결의했고 월요일인 3월 3일 주식 시장이 끝난 뒤인 오후 4시55분에 공시했다. 그런데 외국인은 CJ의 공시보다 2주일 앞선 그해 2월 18일부터 CJ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발표 직전인 3월 3일 까지 CJ 주식 약 43만5800주, 2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체 외국인 투자자가 2월 한 달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1조25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가운데서도 유독 CJ에는 매수가 몰렸다.

 CJ를 산 외국인은 자사주 취득 계획이 발표되고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처분했다. 2월 중순 6만4000원이던 CJ 주가는 자사주 취득 발표 3일 뒤인 3월 6일 7만7800원으로 1만4800원(23%) 올랐다.

 검찰은 현재 이런 일이 일어난 2008년을 비롯해 2004년과 2007년 CJ 계열 상장사 거래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26일 “CJ가 미공개 내부 자료를 이용한 주식 거래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고 밝혔다. 호재성 공시 직전에 CJ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이 CJ의 해외 계좌가 아닌지 확인 중이라는 것이다.

권혁주·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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