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난장판으로 변한 태권도협회장 경선

중앙일보

입력

30여년간 장기 집권한 김운용 회장에 이어 새 회장을 선출하려던 대한태권도협회 대의원 총회가 폭력이 오가는 수라장으로 변했다.

24일 오전 대의원 총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22명의 대의원과 2백여명의 태권도인이 모인 이날 총회는 어느 때보다 뜻깊은 자리였다. 사상 처음으로 회장을 경선해 '포스트 김운용'시대의 개막을 알리려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새 회장 후보로 나선 이는 구천서(전 자민련 의원)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과 이윤수(민주당)국회의원. 두 후보가 출사의 변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총회는 별 무리없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대의원 최종 투표를 하려던 순간, 갑자기 장모 관장이 "회장을 뽑는 과정이 부정 투성이다. 이런 식의 일방적 선거는 무효"라고 소리치며 난입해 난동을 부리자 회의장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장관장의 뜻에 동참하는 10여명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회의 진행을 방해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사람들과 몸싸움이 벌어져 회의장은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이번 소란은 두 후보 중 당선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 쪽에서 총회를 무산시키고자 배후 조종을 했기 때문"이라며 미리 짜인 소동임을 암시했다.

결국 2시간여의 줄다리기 끝에 회의는 속개됐으나 오는 2월 5일 다시 개최한다는 방침만 세운 채 아무 소득없이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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