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대회 온 좌좌목 여사의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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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2년전 일본에서 헤어졌던 제자를 만나고싶어 현해탄을 건너온 한 일븐인 여교사가 제자를 찾지 못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일본「이와데껜」(암수현하폐이군백야전촌)「하마이와이즈미」(빈암천) 소학교 교장으로 있는「사사끼·사끼」여사는 지난 7월28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교육자대회에 일븐대표로 자원, 우리 나라에 온 뒤 서울「워커힐·맥스웰하우스」344호실에 묵고 있다.
전남순천에 살고 있다는「사사끼」 여사의 제자는 최판해 (창씨=추본) 씨. <「사사끼」여사는 지난6월9일 일본에서 순천시(현승수군의 잘못기입) 해롱면 고두리에 펀지를 띄웠으나 소재불명으로 되돌아왔다면서 4일 븐사를 찾아와 최씨 앞으로 보내는 글을 두고 갔다. 최씨가 이 글을 읽고 꼭 찾아와 준 젓을 확신한다면서-. 사연은 이러했다.

<「아끼모도」(추본판해)군, 경말 오랜만이군. 22년이 흘렀나봐. 전쟁이 끝날 무렵, 군들은 고국으로 돌아갔지. 지금 나는 아버지의 모교인 빈암소학교 교장으로 있는 거야. 13, 14년 전인가 판해군의 소식을 전해준 노신사 한 분을 만났었지. 그가 3년전 한국에 갔을 때 어느 회사에서 일본말을 잘하는 청년이『나는 전쟁 전 동양최대의 굴뚝이 있고 큰 강이 흐르고있는 궁고의 소산전 이란 곳에서 어머님을 여의고 큰 굴뚝 옆에 어머님을 묻었지요. 그 당시「사사끼·사끼」라는 선생이 있었는데 그는 지금 어찌 되었는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소. 우리 집 이웃에「구리하라」 (요원도요꼬) 라는 동급생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물으면 알텐데요. 몇 년 후에라도 좋으니 내 소식을 꼭 좀 전해 주시오』하더라는 거야.
그 말을 듣고 「구리하라」와 나는 판해군이 몹시 보고싶어졌어. 간신히 당신의 본적지를 알아내어 그 주소로 항공우편을 띄웠으나 당신이 그 곳에 살지 않는다고 되돌아 왔더군. 그래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교육자대회에 대표단 출석을 희망했지.
영어 한마디 모르는 처지에 대단한 모험이지만 당신을 만나보고 싶은 일념에서 용감히 희망한 거야. 지금은 훌륭한 청년으로 아기 아버지가 되었을 당신을 꼭 만나보기 위해 이 글을 신문사에 의뢰한 거야. 이 기사를 보고 어디에서든 찾아을 줄 믿어. 그럼 안녕.>
「사사끼· 사끼」 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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