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면초가에 빠진 과르디올라

중앙일보

입력

라울 곤잘레스와 더불어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핵인 호세프 과르디올라가(30.브레시아)가 내년 월드컵에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차에서도 양성반응 나와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는 29일 (한국시간) 지난 4일 라치오와의 경기 후 과르디올라와 가진 2차 소변 샘플에서 1차 때와 같은 금지 약물인 나드롤론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과르디올라는 지난 달 21일 피센차와의 경기 후 가진 샘플조사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온 데 이어 이번 검사에도 양성이 나와 중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만일 과르디올라에게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내년 월드컵 출전도 장담할 수 없으며 소속팀인 브레시아 또한 적잖은 손해가 예상된다. 또 2002년 월드컵 톱시드로 배정된 스페인 역시 팀의 간판 선수가 출전하지 못할 전망이어서 전력 손실이 우려된다.

올 초 정들었던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브레시아(이탈리아)로 새 둥지를 옮긴 과르디올라는 중징계 방침에 크게 낙담하면서도 “프로 데뷔 후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없다.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도 출전한 과르디올라는 당시 스페인이 조 3위로 예선 탈락해 힘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귀국 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과르디올라는 절치부심, 기회를 노렸지만 뜻하지 않은 약물파동에 휩싸여 자칫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한편 네덜란드의 축구스타 에드가 다비즈 (유벤투스)선수도 올 초 과르디올라와 같은 난드롤론 양성반응을 보여 5개월 징계(항소 후 4개월 확정)를 받은 관례가 있어 이번 과르디올라의 징계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드컵을 코 앞에 둔 시점에 선수가 과르디올라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경우 선수에겐 큰 치명타다. 또 징계 범위가 다비즈 보다 높을 경우 과르디올라와 스페인 대표팀 모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과르디올라는 10년 가까이 대표팀에 몸 담아 오면서 A매치에 47경기에 출전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정확한 킥과 두뇌 플레이가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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