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후보 2~3배수 압축 … 당선인 최종 낙점만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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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조각(組閣) 발표가 임박한 분위기다.

 박 당선인은 지난 17일 선거대책위원회 시·도위원장들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18일 “박근혜 당선인의 분위기가 거의 조각 인선이 완료된 것 같이 상당히 홀가분한 표정이어서 대충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은 끝난 것 같이 보였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참석자 중 한 명이 ‘언론에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하나도 발탁되지 않는 거냐’고 물었더니 당선인이 크게 웃더라”며 “당선인이 몇몇 인사들에겐 이미 인선 통보까지 끝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총리 후보는 현재 2~3배수 정도로 압축돼 당선인의 최종 낙점만 남아있는 상태인데 당선인이 내심으론 이미 결정을 마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당선인이 지역구 현역 의원은 가급적 내각에 기용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며 “당선인은 지역구 의원이 장관을 겸직하면 아무래도 지역구에 소홀해지기 때문에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박 당선인과 만난 또 다른 측근은 “박 당선인은 본인이 실질적으로 통치를 할 수 있게 도와줄 파트너 같은 총리를 원한다”며 “당선인이 영남 출신 총리를 피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꼭 호남 출신으로 국한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조계 출신은 대개 성실한 데다 발언을 신중하게 하기 때문에 박 당선인과 잘 맞는 스타일”이라며 “총리 후보도 법조계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리는 국민적 신망을 고려한 명망가형으로 기용하고, 경제부총리는 경제 부처 전반에 대한 확고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를 고르는 한편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엔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측근들을 배치한다는 게 박 당선인의 기본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기류 속에 인수위 주변에선 총리 후보자가 다음주에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선 한 달 조용한 행보=19일로 대통령 당선 한 달을 맞는 박 당선인은 과거 당선인들과 달리 자기 목소리를 낮추는 ‘로 키’(low key) 행보로 일관했다. 외교특사나 주한 외교사절을 접견한 것 외엔 성탄절 노인봉사활동, 전경련·중소기업중앙회·대한상공회의소 방문, 글로벌 취업창업대전 등에 참석한 정도다.

 박 당선인이 인수위 회의에 참석한 것도 지난 7일 한 번뿐이다. 당시 “중소기업에서 계속 하는 얘기가 이런저런 정책보다는 손톱 끝에 박힌 가시 하나 빼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정도에 그쳤다. 최근 한 달 사이 정치적 발언은 없었다. 과거 대통령 당선인들이 해왔던 신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인수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유권자를 배려하고, 현직 대통령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인수위 기간엔 가급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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