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종금업 막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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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역사의 종합금융업이 사실상 내년께면 사라질 전망이다.

동양현대종금과 동양증권의 합병에 이어 향후 내년초부터 우리종금과 금호종금의 처리가 예정돼 있어 종금업계는 독자생존이 예상되는 한불종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해체의 길을 걷게 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금업계에서 영업을 가장 활발하게 해오던 동양현대종금이 최근 동양증권과의 합병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지난해말 6개 종금사에서 우리.금호.한불 등 3개 종금사만 남게 됐다.

그러나 업계 2위인 우리종금도 내년초 부실채권 정리가 끝나는 시점에 한빛증권과의 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고 금호종금도 합병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종금은 특히 금감원측이 증자를 촉구하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한불종금만 대주주인 소시에테 제네랄이 독자생존 계획을 확정하고 건전성 확보차원에서 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도 "여수신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등 종금업 안팎의 영업환경도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현재 4개 종금사에서 1개만 남게 되면 사실상 종금업은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현재 6월말 현재 종금업계의 여.수신 규모는 각각 5조8천751억원, 5조8천290억원으로 작년말보다 7.6%, 29.7% 줄어들었다.

90년대 중반까지 기업어음(CP) 할인 등을 통해 실세금리에 의한 단기자금 수급조절기능을 맡았던 종금사는 한 때 대학을 졸업하는 사회 초년병들로부터 '최고의 직장'으로 선호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종금사가 무더기 퇴출되고 CP 할인업무가 은행, 증권사에개방되면서 종금사의 역할이 크게 약화되는 한편 신용경색 및 금융기관 자금공급 여력 약화로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결국 종금업계의 이같은 파장분위기를 재촉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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