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허가 미끼 20억 챙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민주당 전직 간부와 부산지역 폭력조직 두목이 호텔 슬롯머신 영업허가를 미끼로 파이낸스 업체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영곤)는 12일 부산 모호텔에 슬롯머신 영업허가를 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로비자금 명목으로 모 파이낸스 대표 朴모씨로부터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전 민주당 부산시지부 부지부장 이완수(47)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李씨가 파이낸스 측으로부터 받은 20억원 가운데 10억원을 챙기고, 이와 별도로 朴씨에게 빌린 사업자금 15억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폭력조직 서면파 전 두목 李모(69)씨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9년 1월 파이낸스 대표 朴씨에게 "현 정권 실세와 친척 사이인데 호텔 슬롯머신 영업허가를 받아주겠다"고 속여 로비자금 명목으로 10억원씩 예금된 통장 2개와 도장 등을 건네받아 나눠 가진 혐의다.

한편 이호텔 측은 "이 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자기들끼리 꾸며낸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