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안테나] 차태현 아버지가 수건을 빠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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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전 9시 KBS 본관 3층의 남자 화장실엔 깨끗한 수건 두 장이 걸린다. 지난해 여름부터 단 한번의 예외도 없던 일이다.

처음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나 소문이 퍼지면서 이 층에 위치한 교양제작국.편성국.아나운서실의 직원들 사이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리고 누가 수건을 갖다놓나 숨어 지켜본 사람들에 의해 드디어 그 존재가 드러났다.

바로 KBS 효과자료실에 근무하는 차재완 차장이다. 그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탤런트 차태현(26) 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다.

"내 스스로 작은 행복을 느끼는 일인데, 외부에 자랑해서야 되겠느냐" 며 인터뷰를 고사하던 차씨는 "동료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 벌써 1년이 됐다" 고 말했다.

그는 퇴근하면 직접 세탁기를 돌린다. 처음에는 집에 있던 수건을 갖다 썼지만, 양을 감당할 수 없어 아들의 팬이 보내준 수건 50장을 교대로 썼다.

차씨는 "아들의 성공 등 너무 많은 축복을 받고 있어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싶었다" 며 "사실을 알게 된 아나운서 선배들이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이라고 칭찬하지만, 감당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성공적인 가수 데뷔에 이어 요즘 영화 '엽기적인 그녀' 의 대히트로 최고의 날을 보내고 있는 차태현의 뒤에는 이렇게 음덕(陰德) 을 쌓아가는 아버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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