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안방이 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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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한화가 안방에만 들어오면 힘을 못쓰고있다.

올시즌 승률 0.450으로 5위인 한화는 10∼11일 홈구장인 대전에서 열린 LG와의 2연전에서 모두 아쉬운 무승부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올시즌 대전과 청주에서 15승3무25패를 기록, 승률 0.375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는 '집밖으로 나가면' 오히려 5할이 넘는 승률(0.525)을 올리고 있고 승률 0.391로 7위에 그쳤던 지난해 거둔 홈승률(0.433)과 비교해봐도 올시즌 유난히 안방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러한 부진은 '홈구장 이점'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악재로 작용, 구단 전체의 분위기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기에 이르렀다.

단적인 예로, 11일 경기에서 아웃 판정에 대한 지나친 항의로 데이비스가 퇴장당했고 9회 마지막 득점 찬스가 무효 판정되자 이광환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눈꼴사나운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광환 한화 감독이 꼽는 홈 부진의 첫째 이유는 좁은 구장. 청주구장은 인천구장과 함께 중간펜스까지의 거리가 가장 짧고 대전구장은 광주구장에 이어 4번째로 짧다.

때문에 허약한 마운드가 힘을 못쓰고 힘이 있는 타자들에게는 빗맞은 타구까지 홈런으로 연결된다는 것. 이는 현대(2승4패), 두산(1승5패), 삼성(1승5패) 등 거포들이 즐비한 팀을 상대로 홈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젊은 투수들이 쉽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자신감을 잃는 부작용까지 보이고 있다는게 이 감독의 진단. 신인 유망주였던 지승민이 8개 구단 투수중 가장 많은 17개의 홈런을 내주고 2군으로 내려갔고 역시 신인인 김백만도 홈런 때문에 의욕을 많이 잃었다.

여기에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올려 홈팬들의 폭발적인 성원을 얻자 홈에만 오면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홈성적 부진은 자연히 관중 감소로 이어져 4월 한달동안 경기당 평균 4천747명이 찾았지만 7월에는 절반 이하인 평균 1천875명으로 급감, 장마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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