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고교야구] 딱 한 명만 내보냈다, 신일고 이윤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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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LG 스카우트 부장은 “하나만 더”를 외쳤다. 아웃카운트 한 개면 ‘비공식 퍼펙트’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 부산공고 전기성(16)이 친 타구가 크게 바운드되며 신일고 오른손 투수 이윤학(18)의 옆을 지나갔다. 공은 유격수 김태진(17)의 글러브 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 나왔다. 내야안타. 부산공고의 공격 수치를 알리는 전광판 속 H(안타) 아래 ‘1’이 새겨졌다. 신일고가 7-0으로 앞선 7회 초 2사였다. 이윤학은 안타 하나로 ‘비공식 퍼펙트’의 훈장을 달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윤학은 23일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서 부산공고를 맞아 7이닝 1피안타·무실점·9탈삼진의 호투를 펼쳤다. 신일고는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승패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신일고는 2회 삼성에 3라운드에서 지명된 부산공고 사이드암 박재근(전체 29순위)을 공략해 5점을 얻었다. LG에 3라운드(24순위)로 뽑힌 이윤학은 흔들림이 없었다. 6회까지 매이닝 삼진을 잡으며 부산공고 타선을 제압해나갔다. 신일고가 4회 2점을 추가한 것이 오히려 이윤학의 팬에게는 아쉬움을 안겼다. 퍼펙트는 9이닝 이상을 던져야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다. 7회 이후 7점 차 이상이 날 경우에는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이윤학은 7회 이창민과 전경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한 개가 남았다. 그러나 전기성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윤학은 김태진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며 살짝 웃었다. 이윤학은 “신인지명회의(20일)가 끝난 뒤 첫 경기였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아웃카운트 한 개가 아쉽지만, 그 전까지 야수들의 도움이 크지 않았나. 완봉승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포철공고는 9이닝 2피안타·1실점의 완투승을 거둔 곽창수의 활약으로 경남고에 5-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수원구장을 찾아 모교 경남고를 응원했던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화순고는 용마고를 7-1로 누르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야탑고는 대구고를 5-2로 눌렀다.

수원=하남직 기자

◆23일 대통령배 전적 

▶화순고 7-1 용마고 ▶대구고 2-5 야탑고
▶포철공고 5-1 경남고
▶신일고 7-0 부산공고(7회 콜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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