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와 IM에 대한 단상 [2]

중앙일보

입력

제가 일하고 있는 이비커뮤니케이션㈜은 1999년 12월에 설립되었습니다. 전 이 회사에 올 5월말에 취임하였습니다. 취임하면서 겪게 된 문화적 충격 가운데 하나는 IM을 종업원들이 전화나 대화보다 더 애용한다는 것입니다. 저보다 조금 나이가 적은 요즘 신입직원들을 하고 싶은 얘기를 대면하여 대화를 하기보다는 키보드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 생활화되어있습니다.

대화한 내용이 History에 모두 기록됨

IM의 가장 큰 장점을 보니 우선 대화의 내용이 모두 히스토리에 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특히 조직 사회인 회사에서는 업무 지시 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며 추후 책임문제의 소지를 밝히기도 편리했습니다. 또 대면하지 않고 감정 이입이 적은 문자를 통해 메시지가 전달되기 때문에 보다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특히나 사내가 아닌 외부 업체와 대화를 주고 받을 때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방이 자리에 앉아있는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부담없이 메시지를 전송하여 업무 협조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아울러 문자 메시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큰 문제인 감정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 단점은 다양한 이모티콘을 통해서 나름대로 해결을 볼 수 있어 언어적 충격도 받았습니다.

대표적인 IM인 MSN 메신저

그래서 직원들과의 동화과 중요하다고 생각한 전 시간을 내서 IM을 공부해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전 80년 중반부터 취미로 컴퓨터를 공부했기 때문에 신기술을 습득하는데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소 복잡한 IM을 빠른 시간내에 배울 수 있었습니다. IM은 협업을 위한 응용 프로그램으로서 기초가 되기 때문에 AOL, MS 등의 거대기업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IM은 시간, 공간 그리고 직위간의 격차를 없애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직원이 외부에서 일을 하다가 바로 집으로 퇴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 있고 회사에는 그 일을 같이 하는 직원이 남아 있습니다. 집으로 퇴근한 직원은 집에서 IM을 통해서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과 일을 끝낼 수 있게 됩니다. 과거의 경우라면 전화를 이용해야겠지만 전화는 컴퓨터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번거롭기만 합니다. IM을 이용하면 문자와 각종 파일을 전송하면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IM은 해외출장, 국제전화의 필요성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가 싱가폴 대기업의 쇼핑몰 사이트를 한글화하는 용역을 맡았습니다. 물론 영어로 꽤 많은 규모의 의사소통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의 해외출장으로는 요구조건의 파악이나 사이트 구축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싱가폴 측 담당직원과 IM을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여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전화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렇게 진행하여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 사원에게 손쉽게 공지를 하고 메시지를 전달

며칠 IM을 사용해본 결과 IM은 직원들의 출근 상황을 파악하고 간단한 업무 지시를 내리고 공지를 하기에 적합했습니다. 또한 직원들이 지위 격차를 느끼지 않고 사장인 저에게 자기 생각이나 불만을 주장하는 수단으로도 이용되어 사내의 종업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을 하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듯 했습니다.

임규채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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