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수입 130억원 날리게 된 속상한 재건축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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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원래대로라면 최고 40층까지 지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는 안 된다고 하네요. 삼성 아이파크 때문에요. 옆집은 46층까지 지었는데. 우리는 왜 피해를 봐야 하는건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가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옆집인 아이파크에 눈을 흘기고 있다. 옆집 덕을 보기는커녕 손해를 보게 생겨서다. 홍실 재건축 사업이 단지와 접해 있는 아이파크 때문에 층수를 더 올릴 수도, 부지 활용을 제대로 할 수도 없게 됐다. 홍실 입장에선 아이파크가 ‘얄미운 이웃’인 셈이다.

지난 1981년 지어진 홍실아파트는 전용 74~147㎡형 384가구로 구성됐다. 대부분 중대형이다. 아이파크와 접해 있긴 하지만 한강에서 더 가까워 한강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재건축을 위해선 종상향이 필수적이다. 부지 면적(2만5656㎡)이 작은 데다 12층 높이의 중층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50%)인데 3종으로 상향되면 최고 300%의 용적률을 적용해 40층까지 건물을 올릴 수 것으로 홍실 조합은 당초 기대했다.

하지만 홍실아파트에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용적률은 271%라는 결론 앞에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건축법상 홍실이 아이파크와 접해 있는 부분의 50m 이내에는 건물을 지을 수가 없어서다. 사생활 보호나 일조권 및 조망권 때문이다.

일조권•조망권 등 건축기준 제한에 걸려

이렇게 건물을 짓지 못하는 부지만 4950㎡다. 여기다 최근 서울시의 재건축 공공성 강화 방침에 따라 아파트 단지 내에 1000㎡의 소규모 공원도 만들어 기부채납을 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용적률 300%를 다 찾아먹지 못하고 271%까지만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용적률 300%과 271%… 수치상으론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분양 수입을 따져보면 상당한 차이다.

용적률이 낮아지면서 집을 지을 수 있는 연면적 또한 2177㎡가 줄어든다. 조합측의 추산에 따르면 용적률이 29% 포인트 낮아지면서 일반분양수입 132억원이 날라갈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가구당으로 나누면 3400여만원의 추가부담금이 더 들게 생겼다.

당초 예상보다 추가부담금이 늘더라도 홍실 주민들은 재건축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상당한 추가부담금을 부담하고서라도 재건축이 된다면 제2의 아이파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용적률은 300%까지 못 올리더라도 종상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2종 주거지역으로는 용적률을 250%까지만 올릴 수 있다. 종상향이 되면 21%포인트는 용적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2종보다 사업성이 나은 것이다.

“300%가 못돼 100억원 이상을 손해 본다 하더라도 종상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서울시에서도 지난 2006년 기본계획을 세울 때 우리 구역을 3종지구로 분류했었습니다. 이제 와서 종상향을 해주지 않는다면 서울시 자신들의 계획을 부정하는 셈이 되는 겁니다.”(홍실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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