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용량 틀 깬 베스트셀러 화장품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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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화수 윤조에센스 I LOVE FIRST 리미티드 에디션 2 휴대용으로 디자인된 록시땅 퓨어 시어버터 3 이번달 출시한 50㎖ 용량의 랑콤 UV 엑스퍼트 BB 컴플리트 4 디올캡춰 토탈 원 에센셜 75㎖

대용량으로 늘린 에센스 정식 제품 출시하기도 화장품은 종류별로 정해진 용량이 있다. 액체형 에센스는 30?50㎖가, 크림류는 50㎖가 보통이다. 눈가 전용 에센스는 15㎖, 아이크림은 30㎖로 출시한다. 같은 군이어도 용도별로 다른 용량을 적용하기도 한다.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얼굴전용은 30㎖, 보디용은 50?60㎖로 출시하고, 샴푸는 500㎖를 사용한다. 이는 유통기한과 1회 사용량, 사용빈도수를 고려해 정해진 용량이다.

 최근에는 이 기준에서 벗어나 대용량으로 만들어 한정 수량만 판매하는 화장품도 나오고 있다. 대용량 한정판으로 만들어지는 화장품은 그 브랜드의 베스트셀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한 소비자가 계속 같은 제품을 재구매하 는 상품이 대상이 된다.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매장 직원들은 고객들이 특정 제품에 대해 “자주 사러 나오지 않고 용량이 큰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면 이를 본사에 알린다. 브랜드 본사는 대용량 상품을 개발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지면, 내용을 반영해 한정 수량에 한해 대용량 제품을 만든다. 용량이 커지면 그만큼 단위당 판매가는 낮아지는 셈이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브랜드는 매출을 올리고 소비자는 효율적인 화장품 구매를 하는 것이다.

스킨케어의 핵심인 에센스를 대용량으로

 이번 달 설화수는 ‘윤조에센스’를 용량을 100㎖로 늘린 한정판 ‘I LOVE FIRST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윤조에센스는 1997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연 170만개, 1분에 9개꼴로 판매되고 있는 설화수의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다. 기존 용량은 60㎖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매장에서도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지난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영부인들에게 증정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설화수 측은 “이 제품은 설화수를 처음 사용하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제품”이라며 “세안 후 스킨케어 첫 단계에 바르는 에센스여서 이번 한정판 제품에‘I LOVE FIRST’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예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랑콤은 지난해 에센스 ‘제니피끄’의 75㎖ 한정품을, 프레쉬는 30㎖에서 50㎖로 용량을 올린 2010년 수분라인 ‘그린 커피 에센스’ 한정제품을 선보였었다.

 대용량 에센스를 한정판이 아닌 정품화 시켜 내놓은 브랜드도 있다. 디올은 올해 1월 ‘디올 토탈 캡춰 원 에센셜(이하 원 에센셜)’의 75㎖ 대용량 제품을 출시한 후, 30?50?75㎖의 3가지 용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원 에센셜은 세포 속 독소배출을 도와주는 에센스로 ‘부스팅 에센스’ 시장을 연 화장품이다. 디올 홍보팀 박준혜 과장은 “원 에센셜에 대한 재구매률이 높고, 이에 대용량 제품에 대한 요청이 많아 75㎖를 출시했다”며 “론칭 전인 지난해 12월부터 기존 고객 대상으로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했는데,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매일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도 2배 용량 내놔

 이제는 매일 사용해야 하는 기본 스킨 케어 화장품으로 여겨지게 된 자외선 차단제와, 한국 여성들이 좋아하는 BB크림도 인기에 힘을 얻어 대용량 제품이 나오고 있다. 올해 키엘은 기존 30㎖였던 ‘울트라 라이트 데일리 UV 디펜스 SPF50 PA+++’를 2배의 용량인 60㎖로 만들어 선보였다. 랑콤은 자외선 차단과 BB크림 효과가 있는 ‘랑콤 UV 엑스퍼트 BB 컴플리트’ 용량을 30㎖에서 50㎖로 올린 대용량 제품을 추가로 출시했다.

인기 덕분에 작아진 베스트셀러

 반대로 사랑을 너무 받아 작은 용량의 제품을 출시한 특이한 경우도 있다. ‘록시땅 퓨어 시어버터’는 원래 150㎖ 용량으로만 나오던 제품인데, 이를 외출 할 때도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고 싶다는 고객들의 의견에 따라 8㎖짜리 마이크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록시땅 김지민 차장은 “입술?손?보디와 얼굴에까지 구분 없이 활용 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잘 팔리다 보니 오히려 작은 용량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여행용이나 선물용으로도 사가는 고객도 많다는 설명이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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