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회전 절제 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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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출근할 때 자동차를 공회전시키는 경우가 흔해졌다. 밤 사이 차가워진 자동차 엔진을 부드럽게 움직이려면 예열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 엔진이 가장 부드럽게 움직이는 엔진 냉각수의 온도는 85~95℃로 알려져 있다.

이 온도가 되어야 연료통 속의 휘발유를 엔진 안으로 뿜어 올려 기체화를 제대로 함으로써 연료가 완전연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휘발유 차는 영하의 날씨라도 시동을 건 뒤 2~3분만 공회전하면 충분하다. 자동차 엔진의 성능이 좋아졌고, 엔진 작동도 모두 전자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이광표 과장은 "컴퓨터가 온도 등 엔진의 상태를 감지해 이에 맞게 연료와 산소를 섞어 뿌려주기 때문에 공회전이 필요없다" 며 "시동 후 계기판에 엔진오일 순환 경고등만 꺼지면 출발해도 된다" 고 말했다. 영하권이 아닐 때는 아예 공회전이 필요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액화석유가스(LPG)차량의 경우는 약간의 공회전이 필요하지만 그것도 3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 차량은 시동을 건 뒤 액체 상태의 LPG를 기체 상태로 바꾸는 기화기가 충분히 덥혀져야 하기 때문이다. 운전자는 계기판의 노란색 LPG 작동 표시등이 꺼지는 것으로 이를 알 수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등의 추산에 따르면 자동차 공회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연간 3천7백35억원에 달한다.

이는 자동차 한대가 매일 5분씩(한달 평균 한대에 3천6백원 가량 손실) 연간 평균 운행일수인 3백일 동안 공회전한다고 가정할 때 낭비하는 연료비를 근거로 한 것이다.

자동차의 매연은 엔진 시동 후 가장 많이 나온다. 에너지관리공단 등의 조사에서도 승용차를 5분간 공회전할 경우 처음 1분간 매연 배출량이 나머지 4분간의 배출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밀폐된 지하 주차장 같은 곳에서 공회전해 놓으면 주차장 안에 매연을 가득 채운 것이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동안 공회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가속 페달을 2~3회 가볍게 밟아 준 뒤 바로 출발하는 게 낫다" 며 "이는 자동차 운전자의 에티켓에 속한다" 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와 중앙일보는 지난달 28일 '이제 공회전은 그만! 3+3 실천운동 결의대회' 를 갖고 자동차 공회전 절제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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