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버핏’사우디 알왈리드 왕자…미국 트위터 주식에 3억 달러 투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알왈리드 빈탈랄

사우디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56)은 ‘아랍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 재산이 200억 달러(약 23조원)에 달한다. 그가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의 대주주가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알왈리드 왕자가 3억 달러(약 3400억원)를 들여 SNS의 대표 기업인 미국 트위터의 지분 3%를 사들였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위터는 비상장 회사다. 알왈리드 왕자는 트위터가 새로 발행한 주식을 사들인 게 아니다. 기존 주주가 내놓은 지분을 사들였다.

 FT는 “아랍 민주화 운동을 증폭시킨 트위터에 보수적인 사우디 왕실 사람이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현 사우디 압둘라 국왕의 조카다. 알왈리드가 왕정을 유지하기 위해 트위터를 장악하려고 한 것일까.

 평소 알왈리드 왕자는 성장성이 좋은 회사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 그는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그룹인 뉴스코프와 애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알왈리드 왕자는 사우디 왕가의 보수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그는 여성의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한 사우디 이슬람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 얼굴을 드러낸 아내와 딸을 동반하고 외출한다. 미디어가 자신의 얼굴 사진을 쓰도록 하기도 했다.

 알왈리드 왕자 덕분에 비상장 회사인 트위터의 기업 가치를 추정해 볼 수 있게 됐다. 그는 지분 1%당 1억 달러를 주고 트위터 주식을 샀다. 그렇다면 트위터의 가치는 100억 달러로 볼 수 있다. 이는 올여름 미국 월가의 추정치인 80억 달러보다 20억 달러 많다. SNS 대표 기업인 페이스북은 최근 1000억 달러 정도로 추정됐다.

강남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