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현대 문제가 시장의 방향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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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코스닥시장으로 개인 고객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거래소시장 하루 거래대금은 1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에도 못미쳤다.

특히 관리종목 등 저가주들이 인기를 끌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가 예측이 어려울 때 나타나는 현상" 으로 해석했다.

이번주는 개각, 현대그룹의 자구계획 발표, 옵션만기에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 등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한 일들이 많다. 7월 중 미국 고용동향 발표 결과에 따른 미 증시의 움직임도 역시 관심사다.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것은 현대 문제다. 이미 자구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던 6일은 지나갔고 정부에서 요구하는 강도는 조금도 약해지지 않고 있다.

자칫 정부와 현대가 기(氣)싸움을 벌이는 사이에 시장만 망가질까 걱정이다.

10일로 다가오는 옵션 만기일은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7월말 1조2천억원에 달하던 프로그램 매수 잔고가 4일 현재 9천5백억원으로 줄기는 했다.

하지만 옵션 만기일까지 프로그램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7월 중 미 실업률은 4%에 달하고 경기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여파로 당장 국내 시장에 영향을 주는 인텔 등 반도체 지수는 큰 폭으로 내렸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이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장담은 이르다.

과거에 비해 미국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영향력은 여전하다.

특히 국내 주가가 미 증시의 상승 추세엔 가만히 있다가 떨어질 때 함께 추락하는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불안감을 더하는 변수다.

거래소 시장의 경우는 시장 내적인 문제도 있다. 20일 이동 평균선이 60일 이동 평균선을 아래로 뚫고 내려오는 중기 데드크로스가 임박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닥 시장은 지수 110선을 바닥으로 인식 반등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주보다 중소형 낙폭 과대주로 매기가 몰리는 것을 보면 반등의 폭이나 기간이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들에게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난 주 외국인들이 7백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했지만 한통프리텔 자전거래를 빼면 사실상 순매도를 한 셈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대부분의 시장관계자들은 "좀 더 기다렸다 판단하라" 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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