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2000] 여자 공기소총 '10대가 금맥'

중앙일보

입력

사격계가 숨을 죽이며 강초현(18.유성여고)과 최대영(19.창원시청)을 지켜보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고생 신분으로 한국 사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던 여갑순의 뒤를 이을 '무서운 10대' 다.

종목도 여갑순과 같은 공기소총. 지금 페이스라면 가장 먼저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이 가려지는 사격에서 둘 가운데 한명이 1위 시상대에 설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둘의 기록은 백중하면서도 뛰어나다.

강초현은 지난 18일 애틀랜타 월드컵대회에서 본선 3백99점으로 세계타이 기록을 세운 뒤 결선 합계 4백99.6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대표 선발 때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뽑히지 못할 뻔했던 기억을 말끔히 씻어버린 쾌거였다. 강은 '나도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강의 성적은 '1백50% 훈련' 의 결과다. 1m53㎝.45㎏의 가냘픈 체구인 강은 본선 40발 가운데 20발은 만점에 가깝게 쏘지만 후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였다. 이를 간파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훈련 때 항상 60발씩을 쏘도록 했다. 그 결과 지구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후반 기록이 올라갔다.

경북 포항 동지여상을 졸업하고 올해 창원시청에 입단한 최대영은 지난 4월 대표 1차선발전 본선에서 4백점 만점(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쏴 사격계를 흥분시켰다. 성격이 차분하면서도 대담해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 6월 뮌헨월드컵에서 2위에 오르는 등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워낙 기록이 좋아 다른나라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왔던 최대영은 강초현의 등장으로 부담을 나누면서 본인에게도 자극이 됐다고 한다.

대표팀 김일환 감독은 "결선(8명)에 두 선수가 나란히 오른다면 한명에게 금메달을 기대해 볼 만하다" 며 "두 사람이 함께 쏘면 심리적 안정감과 상승효과를 노릴 수 있다" 고 단언한다.

최근 국제대회 우승자의 본선 평균 성적은 3백98점이다. 이 기록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자오잉휘와 가오징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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