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가 지수하락 막았다

중앙일보

입력

반등장세에서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기만 하던 프로그램 매매가 급락장세에서는 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증권시장에서는 오전 9시 개장 직후 현물시장 (종합주가지수) 이 전날 폭락세에 이어 또 하락하자 미처 현물시장의 하락세를 따르지 못한 선물시장 (6월물) 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면서 2천5백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가 발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개장 직후 15.18포인트 하락한 676.43으로 전날보다 2.19% 하락했으나 선물시장에서 6월물은 0.5포인트 내린 87.50으로 0.56% 하락에 그친 것이다.

프로그램 매수는 현물시장과 선물시장 간의 가격격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싼 시장에서 사들여 비싼 곳에서 팔아 차익을 내는 투자기법인데 이처럼 이날엔 현물이 선물에 비해 크게 하락하자 프로그램 매수 (현물 매수)가 일어났다.

증시가 몇차례 반등을 시도하던 지난 3~4월에는 반대로 선물시장이 현물시장보다 저평가돼 프로그램 매도 (현물 매도)가 자주 발생해 증시반등을 가로 막았었다.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의 가격차이를 이용하는 이같은 프로그램 매매는 컴퓨터에 미리 주요 종목을 입력해 놓고 운용하는데 이날에도 주로 외국인들과 투신이 선물지수를 잘 반영하는 포항제철.한국전력.현대중공업.LG전자.한국타이어.신한은행 등 업종 대표주들을 사들였다.

증시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수는 말 그대로 기계적인 매수이기 때문에 지수급락을 저지했을 뿐 향후 시장전망이 밝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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