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료 얼마나 달라지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다음달 17일부터 프로그램 시청률 등의 요소를 지상파방송 광고료 산정에 반영하는 새 요금체계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기존 방송광고료 체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코바코는 방송광고시장의 안정을 위해 시행 초기에는 시청률의 반영률을 전체반영요소의 5분의 1 정도로 제한, 급속한 변화에 따른 혼돈을 최소화시킨다는 방침이나 `변화의 서막'을 알린다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코바코에서 적용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료 책정방식은 일정 시간대별로 광고요금이 정해져있는 일종의 `고정요금제'이다.
그러나 다음달 17일부터 실시될 새 요금책정 방식은 시청률과 매체별 지수, 장르별 지수, 요일별 지수 등을 광고료 책정에 반영하는 일종의 `변동요금제'이다.

예를 들어 방송 3사 월화드라마의 경우 지금의 고정요금제로는 MBC 〈허준〉이 754만5천원, KBS 2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가 750만원, SBS 〈사랑의 전설〉이 691만5천원이다.
시청률이 50%를 넘나드는 〈허준〉이나 5-6%대에 불과한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나 별 차이가 없으며 애초에 서울지역 민방이라는 이유로 광고료가 낮게 책정된SBS도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시청률과 매체별 지수, 광고의 수요 및 공급 등을 광고료 책정에 적용하는 새 광고료 산정법을 적용할 경우 〈허준〉은 903만원,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는 880만원으로 달라지게 된다.
기존 요금체계에서는 4만5천원에 불과하던 MBC와 KBS 2의 차이가 23만원으로 5배 이상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코바코는 〈사랑의 전설〉의 경우 아직 SBS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요금산출이 완료되지 않아 바뀔 요금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시청률과 광고주들의 수요요구, 장르별 지수 등에서 모두 낮게 평가되는 MBC 〈수요예술무대〉 같은 프로그램은 현재 181만5천원에서 178만5천원으로 오히려 광고료가 떨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새 제도 도입에 따라 연간 총 방송광고료가 약 10% 가량 증가하게 되며 방송 3사와 코바코의 수입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바코 이종선 영업기획부장은 "새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방송사간 시청률 경쟁 격화에 따른 프로그램 질 저하 등의 부작용을 고려, 시청률의 반영률을 전체 요소의 5분의 1 정도로 최소화했으며 점진적으로 반영률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광고료 책정의 시청률 연동제가 활성화된 미국 등 구미 선진국의 경우 같은시간대라도 프로그램의 시청률에 따라 최고 40-50배까지 광고료 차이가 나고 있는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나마 광고료 책정에 시청률을 반영하는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한 이상 시청률의 반영폭을 늘리는 것은 시간문제여서 향후 이에 따른방송사간 시청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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