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IT두뇌 수혈'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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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T)혁명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세계 각국이 ''IT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터넷경제체제가 가시화되면서 ''국가 경쟁력〓IT'' 란 인식이 확산돼 많은 국가가 IT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나 실력있는 인재는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유럽과 동남아국가들은 물론이고 IT 최강국이라는 미국까지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며 각종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 얼마나 부족한가

비즈니스 위크는 "IT혁명이 가져온 신경제가 당면한 최대 문제점은 물가 상승, 물자 부족이 아니라 숙련된 고급인력" 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벌써 유럽.일본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독일 정보산업협회에 따르면 독일 컴퓨터.통신분야의 부족인력이 7만5천명에 이른다. 미국도 향후 5년간 10만명 이상의 고급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게 연방정부의 분석이다.

영국 국제데이타코프는 "2002년이 되면 서유럽이 매년 배출하는 IT인력이 수요보다 20% 부족할 것" 이라며 "유럽.일본이 신경제에서 미국을 따라瘦?위해선 우수인재 공급이 관건" 이라고 강조했다.

◇ 사활건 각국의 유치전쟁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후보인 델 고어와 조지 W부시는 각각 선거 캠페인을 통해 향후 미국경제 사활은 세계최고 인재를 국내에 유치하는 것이라고 선언하고 이를 대선공약으로 까지 내걸고 있다.

또 실리콘밸리등 IT산업계에서는 능력있는 외국인재 유치를 위해 엄청난 급여는 물론이고 취업과 동시에 시민권부여등을 내걸고 있을 정도다.

비스니트 위크는 "1985~96년 미국 과학기술 연구소의 신규 채용인력중 3분의 2는 외국유학생이며 이들이 오늘날 미국 인터넷강국의 공신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 이라고 분석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13일 정보산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외국 컴퓨터전문가를 2만명까지 수입할 예정" 이라며 "3~4개월 이내에 취업비자 발급등 필요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인재수입 대상국은 독일 주변 국가" 라고 밝혔으나 인도 출신도 상당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8일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차 국제지식회의 개막연설에서 "''2백만명에 이르는 비숙련.저학력 외국인 노동자를 연간 10만명씩 줄이는 대신 ''컴퓨터 전문가 등 외국 전문 인력을 매년 5천명씩 충원하는등 대규모 ''두뇌 확보정책'' 을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토후국 두바이도 도시 전체를 인터넷 망이 깔린 정보도시로 탈바꿈하는 ''인터넷도시 건설'' 계획을 위해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의 유능한 정보기술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IT 관련 공대생 배출을 늘려온 인도.중국 등 아시아국가의 인재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의 연간 공대 졸업생은 미국(6만3천명)의 1.9배인 12만2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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