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열린 마당

환하게 전기 켜진 빈 관공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직원이 출근하기 전인 이른 아침, 웬만한 건물의 전등이 모두 훤하게 켜져 있다. 일반 회사 건물이야 그 전기료를 회사가 부담하니까 이해할 순 있다. 그러나 관공서 건물은 다르다. 국민 세금으로 충당된다.전기료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원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전기료 부담도 늘 터인데 공무원들은 여기에 큰 관심을 두는 것 같지 않다. 정부 부처 여기저기에 글을 띄워 문제 제기를 했었다. 행정자치부에선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장관 비서실이나 해당 과장에게 어렵사리 연락했지만 너무 고압적이어서 제대로 말도 꺼내기 어려웠다. 국무총리실에선 "앞으로의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거창하고 의례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청와대 신문고나 산업자원부도 마찬가지였다.

대체적인 해명은 이랬다. "사무실 청소를 하느라 전등을 켜는데 보통 아침 7시 전이다. 공무원들도 그 무렵부터 출근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사무실은 극히 일부분이다. 지금이라도 주인 의식을 갖고 빈 사무실 소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영희.경기도 구리시 교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