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뉴스] 특급 호텔서 일주일 ‘무전 휴가’ 가족 비상구로 달아나다 덜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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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의 한 특급호텔에 정모(44)씨 가족이 들어섰다.

정씨는 부인, 자녀 3명과 함께 침대 2개가 놓인 스탠더드룸에 짐을 풀었다. 특급호텔이기 때문에 하루 숙박비는 세금 포함해 30만원이었다. 이들은 10여만원 상당의 룸 서비스도 수시로 주문했다. 또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정씨 가족이 일주일간 호텔에서 쓴 비용은 총 308만원이었다. 하루 평균 44만원을 쓴 셈이다.

그런데 정씨는 투숙기간을 매일 연장했다. 계산하려고 신용카드를 긁을 때마다 한도 초과가 나왔다. 이를 수상히 여긴 호텔 측이 여러 차례 정산을 재촉했다. 하지만 정씨는 “다음에 계산하겠다”며 계속 미뤘다. 호텔 측은 11일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자 정씨 가족은 비상계단을 통해 몰래 달아나려다 직원들에게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의 ‘무전취식’ 행각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호텔 관계자는 “3년 전에도 호텔에 투숙한 후 몰래 나가려다 우리 직원한테 붙잡혀 돈을 내고 나간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엔 가명으로 체크인을 해서 알아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은 호텔이야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이런 큰 호텔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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