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펙 어떠세요? <끝>] 울산과기대 입학사정관에게 물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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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및 모의면접 평가를 맡은 김지연·박상도(책임)·신성덕 입학사정관. [김진원 기자]

울산과기대는 수시모집 모든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한다. 지난 11일 울산 지역 고교생 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모의면접에서 사정관들은 “과학영재 및 글로벌리더 전형은 교내대회 수상 내역 등 수학·과학 관련 활동실적이, 학교장추천 전형은 학업 열정과 발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당락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접에는 박상도(54)·김지연(38·여)·신성덕(35) 사정관이 참여했다.

글=울산= 최석호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울산과기대 입학사정관 전형에 모의지원한 김윤희 (왼쪽)양·채민호군. [김진원 기자]

채민호군은 이공계열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수학·과학 성적을 1학년 때부터 줄곧 1등급으로 유지해 “어떤 전형이든 1단계 교과성적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상도 사정관은 “수시1차 학교장추천과 과학영재 및 글로벌리더, 지역고교출신자 전형은 1.8등급 수준에서, 수시2차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은 2등급 정도에서 내신 합격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채군의 경우, 교과성적이 좋다는 것 외에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상에서 나타낼 수 있는 수학·과학 활동실적이 없다는 게 문제다. 과학영재 및 글로벌리더 전형의 경우 과학고 출신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수학·과학 관련 대회 수상실적과 각종 활동경험이 풍부한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 신성덕 사정관은 “지난해 이 전형 합격생 상당수가 영재학급 수료 경력과 논문 집필 등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한 경험과 실적을 가진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또 자기소개서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자신의 다른 강점을 부각시키지 못했고, 수학 관련 지식을 묻는 사정관들의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신 사정관은 “내신성적 때문에 1단계를 통과한다고 해도 2단계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에서 수학·과학 관련 질문에 창의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합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면접을 끝낸 사정관들은 채군에게 “내신반영 비중이 높고 독서활동이나 임원경력, 동아리활동 경험 등 ‘학교생활에 충실했다’는 점을 내세워 수시2차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에 도전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교장추천 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은 ‘울산과기대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울산과기대 입학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으며, 학업계획이 명확히 설정돼 있는지’다. 김윤희양은 고2 초 관찰입학사정관제 대상자로 선정된 뒤, 2년 연속으로 울산과기대에서 주최한 체험활동 워크숍에 참가하는 등 실적을 쌓았다. 김양을 관찰한 황현숙 위촉사정관으로부터 “모든 분야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열정’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김지연 사정관은 “울산과기대 체험활동 참가뿐 아니라 포스텍(POSTECH) 이공계 학과 대탐험, 과학탐구반 활동 등을 내세우고, 입증 서류를 제출함으로써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1단계 통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양은 1학년에 비해 2학년 성적이 떨어졌기 때문에 자칫 ‘성실성’ 측면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다. 김 사정관은 “3학년 성적이 전 과목 1등급대로 다시 올랐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며 “자기소개서에서 ‘울산과기대 입학을 목표로 공부방법을 바꾸면서 성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강조하라”고 조언했다.

김양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이다. 울산과기대의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은 수학·과학에 대한 개념 이해부터 개념과 공식을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특정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를 평가한다. 평범한 대답을 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박 사정관은 “주요 공식의 경우 유도과정부터 일상생활에서 어떤 부분과 연계시킬 수 있는지를 항상 생각하고, 면접과정에서는 정확한 공식을 사용해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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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대 입학사정관 면접 어떻게 진행되나

울산과기대 입학사정관 전형 2단계에서 진행되는 면접은 크게 다면면접과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으로 나뉜다. 다면면접은 2명의 입학사정관이 수험생 1명을 평가한다. 제출 서류에 대한 진위여부와 지원 동기, 관심 분야 및 장래 희망, 학업 계획,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 의사소통 능력, 창의성, 성장 잠재력 등에 대한 내용이 주요 질문사항이다.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의 경우 이공계열은 수학·과학에 대해, 경영계열은 수학·영어에 관한 기초학업능력을 평가한다. 계열별로 과목당 2문제를 주고 수험생이 면접 전 10분 동안 한 문제를 선택해 푼 뒤 60분 동안 교수들과의 면접 과정에서 풀이 과정 등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공계열 수학문제는 수학Ⅰ·Ⅱ, 미분과 적분까지 출제범위이며, 과학은 수험생이 원서접수할 때 선택한 물리·화학·생물 중 한 과목에 대한 내용을 평가한다. 경영계열의 경우 수학은 수학Ⅰ까지가 시험범위며, 영어교과 면접에서는 영어지문이 나올 수 있다.



[울산과기대 합격전략] 2단계서 면접 100% … 교과서 읽기로 교과면접 대비

울산과기대는 올해 지난해보다 75명 늘어난 675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학교장추천 전형이 신설됐고, 수시 2차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에 적용하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다. 1단계 종합서류평가 점수가 2단계에서는 반영되지 않는 대신 면접 100%로 최종합격자를 가린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수학, 과학(이공계열) 혹은 수학, 영어(경영계열) 성적이나 실적이 아주 우수할 경우,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이 면제될 수 있다.

1단계 서류 종합 평가에서는 학생부 교과 및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관찰의견서 등을 종합 평가해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전형별로 평가 요소의 비중이 다른데, 학교장추천과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의 경우 교과 성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해와 달리 공인외국어 성적이나 대외 수상 실적은 평가에 직접 반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내경시대회와 교내외 탐구활동 실적, 보고서와 논문은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단계 면접은 다면면접과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으로 나뉘어진다. 다면면접에서는 관심 분야와 지원 동기, 장래 희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설득력이 있고 구체적인 학업 계획이 수립돼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공계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도 평가의 주요 항목이다.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에서는 수학, 과학(이공계열), 영어(경영계열) 과목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단계적 질문을 통해 이해력, 적응력, 문제해결능력과 창의력을 평가한다. 수학교과의 범위는 이공계의 경우 수학Ⅰ·Ⅱ, 미분과 적분이 포함되고, 경영계열의 경우 수학Ⅰ까지다. 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중 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영어는 영어 지문을 활용하되 영어로 질의·응답을 하ㅈ지는 않는다. 기초수학능력 평가는 교과 과정의 범위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교과서를 2~3번 꼼꼼히 읽으면서 면접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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