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교차지원 생각한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최석호 기자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 반영영역 살펴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때 수능 응시영역을 계열별로 구분하고 있다. 인문계열은 언어와 수리(‘가’형 또는 ‘나’형), 외국어, 탐구영역(사탐 또는 과탐)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연계 학생은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에 응시하고도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계열의 경우 언어, 수리 ‘가’, 외국어, 과학탐구로 한정했기 때문에 인문계 학생은 자연계열로의 교차지원이 불가능하다.

수시1차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서강대 등은 수능 응시영역과 상관없이 원하는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다. 교차지원이 전면 허용된다는 얘기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연구소장은 “서강대 수시2차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데다 인문계열은 수리 ‘나’형과 사회탐구,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로 정해 놓아 사실상 교차지원이 불가능하다”며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단위와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입시요강을 철저히 분석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 문제유형 다를 수도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수험생이 이수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전과목을 반영하는 경우 교차지원을 해도 학생부 교과성적에 변동이 없지만, 일부 과목만을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지원대학에서 반영하는 교과목의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한양대 수시1차 학업우수자 전형의 경우 인문계는 국어·영어·수학·사회, 자연계는 국어·영어·수학·과학 과목을 반영한다.

또 수시모집에서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계열별로 논술이나 면접문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부터 대학별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비상에듀 이치우 평가연구실장은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제시문 요약·설명, 제시문의 비교·비판, 주제에 대한 견해제시 등의 기본적인 틀이 있기 때문에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자연계 학생들은 수능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도 제시문을 심도 있게 분석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적성검사는 대부분 대학에서 계열별로 문제를 달리하지는 않지만, 경기대 수시2차 일반전형의 경우 계열별로 수리와 언어문항의 배점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수리 성적 토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수리영역 성적을 토대로 수리 ‘가’형 성적이 3~5등급인 경우 수리 ‘나’형 응시를 적극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이 실장은 “일반적으로 수리 ‘가’형에서 수리 ‘나’형으로 전환했을 때 평균 2등급 정도가 상승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수리영역 성적이 5등급 미만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리 ‘나’형으로 바꿔 수능에 응시하는 게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자연계 학생 중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교차지원 전략이 위험할 수도 있다. 울산대와 원광대, 단국대(천안) 등 상당수 대학 의예과와 치의예, 한의예, 수의예과 모집에서 수능에서 수리 ‘가’형에 응시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게 했다<표2 참조>. 또 한국교원대와 동국대 등은 수리 ‘가’형 응시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표3 참조>.

오 소장은 “자연계 학생 중 상위권 대학과 의학계열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은 당연히 수리 ‘가’형을 선택해야 한다”며 “그러나 중위권 대학의 생활과학·보건계열을 목표로 할 경우에는 가산점 비율을 살피는 전략을 써야 한다. 가산점 비율이 5% 미만이면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가 유리한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