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집 7천권 교도소·학교에 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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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80대 전직 교사가 자작시(詩)를 책으로 엮어 수년째 교도소 재소자·학생 등에게 무료 기증하고 있다. 대전시 동구 판암동 13평 임대아파트에서 도라지를 다듬어 생계를 잇고 있는 조범원(趙範元·81)씨. 40여년간 몸담았던 초등학교 교직을 1987년 8월 떠난 그는 봉사하면서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학창시절 시인이던 담임교사의 시낭송 모습에 반했던 그는 교직생활 중에도 6백여편의 시를 지었으며 99년 자작시집 1∼3권을 펴냈다.

그는 2001년 충남대병원 등 대전 시내 종합병원에 시집 1천여권을 기증했다. 이후 그는 대전교도소·청주여자교도소·대덕소년원과 대전·충남지역 고교에 6천여권을 보내는 등 지금까지 총 7천여권의 책을 기증했다. 열두권의 시집을 펴낸 趙씨는 "작품성이 떨어지는 시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지만 독자들에게서 감사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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