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여성 억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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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사티=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산 채로 함께 화장하는 인도의 힌두교 전통의식을 의미해요. 1829년 사티 금지 법령이 선포됐지만 아직도 인도 일부 지방의 힌두교도들은 이 의식을 고집하고 있어요. 원래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과부들이 침입자들과 결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된 풍습이지요. 사티 의식을 행한 여인은 '정조있는 아내'로 인정, 성인으로 추앙받기도 합니다.

◇여성 할례=3~8세께 여자아이들의 생식기를 부분 절단하는 일종의 성인식이에요. 주로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왔는데 종교의식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문화적 관습으로 보는 편이 좋을 거예요. '할례를 받지 않은 여성은 정결하지 못하다'는 믿음이 강해 당연히 치러야 하는 의식이 돼 있어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세계 1억명 이상의 여성들이 할례의식을 치렀고, 지금도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부르카=이슬람 여인들이 착용하는 베일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복장으로 눈부분을 망사로 처리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어쓰도록 돼 있어요. 1996년부터 5년간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정권인 탈레반은 샤리아를 엄격히 적용해 모든 아프간 여성에게 외출 때는 반드시 부르카를 입도록 강제했어요. 이슬람의 베일 착용 관습의 원래 목적은 여성의 신체 노출을 막아 외양이 아닌 내면을 중시하는 건강한 남녀관계를 유도하는 데 있답니다.

◇명예살인=간통을 저지르거나 혼전 순결을 상실한 이슬람 여성을 가족이나 친지들이 '가문의 명예'를 위해 살해하는 관습을 뜻해요. 이때 살인범은 붙잡혀도 무죄로 방면되거나 징역 1년 정도의 가벼운 처벌만 받게 되지요. 1995년 이스라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에서 한 이슬람 여성이 이혼을 했다는 이유로 남동생에게 살해된 사건이 일어나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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