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학생들 함께 미래 꿈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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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중국 서부개발의 핵심도시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건국대 경제학과 4학년 김경환(27·사진 오른쪽)씨는 이곳에 사는 동갑내기 중국 여학생 딩헝캉(丁恒康·청두정보과학대·왼쪽)의 집에서 2박3일 민박을 했다. 민박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1일, 그들은 친구가 돼 있었다. 딩은 “생활방식과 얼굴 생김새가 중국인과 비슷해 김씨가 외국인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씨는 “농구대회에서 땀에 흠뻑 젖은 운동복까지 딩의 가족이 세탁해 줬다”며 “그들의 환대와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고 화답했다.

딩은 “보통 중국인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마작을 가르쳐줬다. 김씨는 “마작이 컴퓨터게임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다”며 “중국인의 변화무쌍한 사고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오락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에 오기 위해 금융회사 입사시험도 포기했다. “중국 친구들과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TV에서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통과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씨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딩이 “한 민족인 한국과 북한이 서로 다투지 않고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분위기가 다시 밝아졌다. 딩은 “인터넷에서 한·중 간에 이런저런 갈등이 있다는 글을 봤지만 극히 일부의 이야기”라며 “이웃끼리 서로 이해하고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라고 답했다.

김씨의 홈스테이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과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가 주최한 ‘2010 한국청소년대표단 중국문화탐방’ 행사의 하나로 이뤄진 프로그램이다. 한국 39개 대학의 학생 85명이 참가한 이번 교류활동은 8일부터 16일까지 8박9일 동안 청두·쿤밍(昆明)·베이징 등을 돌며 중국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였다.

청두=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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