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의장 “북한 책임 묻게 성명 채택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클라우드 헬러 멕시코 유엔대표부 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천안함 사태와 관련, “북한이 규탄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헬러 의장은 이날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 비공식 협의를 하고 이같이 밝힌 뒤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이나 성명을 채택하도록 요청했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서 46명의 희생자를 낸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안보리가 북한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날 협의에서도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이나 의장성명 등을 채택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은 이날 안보리 의장 권한을 나이지리아 대표에게 넘긴 헬러 의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향후 안보리 토론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안보리 의장은 15개 이사국이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맡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도 유엔 안보리에서 입장을 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현재 (의장성명의) 문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안보리에 남북한 합동의 천안함 조사를 요청했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달 29일자로 안보리 의장인 클라우데 엘예르 유엔 주재 멕시코 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천안함 침몰 사건을 조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뉴욕·워싱턴=정경민·김정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