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준상이네' 폐쇄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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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춘천시 소양로에 있는 '준상이네 집'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찬호 기자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 중 한곳인 강원도 춘천시의 '준상이네 집' 개방을 놓고 집주인과 춘천시가 고민하고 있다. 주인공 준상(배용준)이 고교시설을 보낸 곳인 이 집의 실제 주인 차금선(63.여)씨는 21일 "내년부터 임대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춘천시에 통보했다.

차씨는 그동안 춘천시와 월세 100만원, 전기.수도료 등의 명목으로 20만원 등 120만원에 임대계약을 하고 지난 6월부터 집을 개방했다. 15평 규모의 준상이네 집은 드라마 속에 등장하던 피아노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준상이네 집이 개방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본인을 포함한 관광객이 급증했다. 하루 100명 안팎이던 관광객이 300여명으로 늘더니 지난 8월 이후에는 하루 700~800명으로 증가했다. 연말까지 이 집을 찾는 사람이 1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차씨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문을 닫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쉴새없이 관광객이 몰리는 바람에 가족들의 사생활은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차씨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춘천시는 비상이 걸렸다. 남이섬과 함께 '겨울연가'관광의 핵심인 준상이네 집이 문을 닫으면 모처럼 달아오른 일본인의 한류열풍이 식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춘천시 박연숙 관광지원담당은 "생각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 차씨가 힘들어 한다"며 "한류열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준상이네 집이 문닫지 않도록 하고 싶지만 차씨의 처분만 기다릴 뿐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차씨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보여주겠다"며 서울 유진(최지우)의 집처럼 유료화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춘천시는 유료화할 경우 한국의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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