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 탈당… 大選구도 변수> '反이회창 연대' 힘 실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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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근혜(朴槿惠)의원이 28일 전격적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대선 정국의 첫 돌발 변수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의 한 축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신당 창당=朴의원은 "앞으로 국익을 우선한 분들 누구와도 정치를 같이할 수 있다"고 정계개편과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뜻만 같다면 5공 세력이든 누구든 구별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회창(李會昌) 대 반(反)이회창 구도'의 정계개편에 열심인 민국당측은 벌써부터 "3김(金大中·金泳三·金鍾泌)연대에 의한 '영남후보'가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고 기대를 걸고 있다.

朴의원도 "김윤환(金潤煥) 민국당 대표에게서 '영남후보·범여권 후보로 추대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둘은 자주 만나는 사이다.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도 "절대 지금 구도로는 가지 않으며 영남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은근히 朴의원을 부추겼다. 朴의원은 지난주 YS의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을 만나 "기회가 닿으면 뵙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이날 "언제든지 朴의원과 만나겠다"고 반가운 내심을 드러냈다.

민주당 내 움직임과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 김윤환 대표는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패배하면 후보교체론이 힘을 받을 것이고 朴의원은 강력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반 이인제(李仁濟)세력의 일부가 이탈해 정계개편에 가담할 가능성도 있다.

◇파괴력은 미지수=그러나 朴의원의 승부수가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朴의원이 뜨기 위해서는 영남권의 지지가 필수적인데 지금으로서는 그리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朴의원의 지지계층과 정계개편 추진세력이 상충하는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국민 중 15~20%는 맹목적으로 제3후보를 지지해왔고 현재 朴의원의 지지도도 여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朴의원이 기존세력과 손잡는 모습을 보일 경우 오히려 지지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정계개편을 하더라도 3金이 장막 뒤에 있어야 하는 게 그 이유"라고 말했다.

가장 반가워해야 할 민국당이 환영 논평을 내지 않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이른 탈당=탈당을 서두른 것은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접어들 경우 제3후보의 운신폭이 급격히 위축되는 것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가 있다. 또 후보경선 전에 탈당해야 '제2의 이인제'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도 했음직하다.

朴의원을 잘 아는 원로정치인은 "朴의원은 정말 이번이 (대통령을 할)기회라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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