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DJ에 '李게이트 직격탄'

중앙일보

입력

한나라당은 29일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석고대죄(席藁待罪)까지 요구했다. DJ 정권 출범 후 최고의 공세수위다.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 대통령 직계 가족의 이름을 줄줄이 거명했다. 그간 의혹만 제기했던 권력 실세 K씨까지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이용호 게이트 수사선상에 오르내리고 있다"면서 공격했다.

마침 이날은 金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李亨澤)씨가 특검팀에 소환된 날이다.

이재오(李在五)총무는 "金대통령 스스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이번 게이트에 마지막으로 남은 단 한 분이 대통령이란 따가운 국민적 시선을 의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수석 등 지근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대통령만 남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미 영부인, 세 아들 모두 게이트에 연루되거나 개인적 재산형성 과정 때문에 구설에 오르고 언론에 이름이 보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金대통령의 정치적 분신'이라며 K씨의 여권 정치자금 관련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당 관계자는 "거액의 자금이 K씨에게 흘러들어갔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용호 게이트 등 각종 게이트로 챙긴 엄청난 자금을 어디다 썼는지, 앞으로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K씨가 민주당의 천문학적인 경선 자금, 또 혹시 모를 신당의 창당 자금줄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당 권력형비리진상조사특위의 한 멤버는 "결국 K씨로 가는 돈 흐름,그리고 대통령 아들 등의 개입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영(李柱榮)의원은 "자금과 관련해 다양한 제보가 당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며 "이를 확인해 국회에서 의혹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K씨의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윤태식 게이트와 관련해선 장광근(張光根)수석대변인이 "이종찬(李鍾贊)전 국정원장, 김정길(金正吉)전 정무수석 등 주요 관련 인물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미봉하려는 조짐이 있다"며 "이명재(李明載)검찰총장은 수사팀을 문책, 경질하고 엄정한 재수사를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고정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