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선거 ⑩ 강원래·가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6.2지방선거‘클론’의 강원래입니다.

24일 오후 5시 서울 광진구 정립회관에서 제가 DJ를 맡고 있는 KBS라디오 ‘강원래의 노래선물’의 첫 공개방송이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한·일 축구경기도 있어 많은 분이 참여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공연장 가득 광진구의 장애인과 가족들이 찾아주셨습니다.

그런데 공연장 입구에서 저희를 제일 먼저 반갑게 맞아 주신 분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이었습니다. 각기 다른 색과 기호의 어깨띠를 두른 채였습니다. 이 분들은 공개방송에도 참여하셨습니다. 방송을 하는 저로선 무척이나 감사했습니다. 동시에 이 분들 중에 나는 어떤 분을 뽑아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전 광진구민이거든요.

2000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지 올해로 10년입니다. 그 전엔 가수로 활동하느라 선거에 신경을 못 썼습니다. 시간이 나면 하는 투표는 선택사항일 뿐이었습니다. 그냥 쉬는 날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장애인이 되고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과 사회의 안타까운 모습들을 알게 되면서 저도 모르게 선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정치 하는 분들에겐 투표하는 유권자의 눈과 입만큼 무서운 게 없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비 오는 저녁 정립회관에 그 많은 선거운동원들이 오셨겠지요.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는 삶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선거 때는 다릅니다. 우리에게 가장 관심을 보여주는 때가 아닐까 싶군요. 장애인이어서 힘들다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가장 잘 이해하고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우리의 눈과 발이 되어 줄 사람을 직접 뽑는 게 가장 효과적인 장애인 운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진정으로 노력할 사람이 누군지 열심히 살펴보고 저의 소중한 한 표를 주려고 합니다. 그게 저를 위하고, 저와 같은 장애인을 위하고, 또 우리나라를 위한 길이니까요.

강원래 가수

※ 사진 혹은 이름을 클릭하시면 상세 프로필을 보실 수 있습니다.[상세정보 유료]
※ 인물의 등장순서는 조인스닷컴 인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순서와 동일합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클론 멤버

1969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