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VJ 서민정 "생방송 스릴있어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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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얼마 전 길을 가는데 여중생 한 명이 저에게 '야!서민정'하고 부르는 거예요. 놀라 돌아봤더니 '서민정 언니 맞죠. 야 맞다!맞아! 다름이 아니라 그냥 사인 받으려고요'하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알아보니 기분 좋죠'란 말도 빼놓지 않더군요. 근데 있잖아요 그땐 황당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알아봐줘서 너무 고마운 거 있죠."

신세대 뮤직 비디오 자키(VJ) 서민정(22)씨는 '푼수'소릴 들을 수도 있는 얘기를, 만난지 얼마 안된 기자에게 솔직하게 들려준다. TV에서 볼 때 참 구김살 없이 진행한다 싶었는데 말하는 태도도 꼭 그렇다.

지난해 9월 케이블 NTV로 데뷔한 그는 귀여운 외모와 재치있는 말솜씨로 요즘 가장 주목받는 VJ가 됐다. 현재 케이블 TV m.net의 생방송 '핫라인 스쿨'(월~금 오후 4시 강희정 PD)을 진행하고 있다.

'핫라인 스쿨'은 청소년들이 즐겨 보는 연예 음악 프로로 1995년 m.net개국과 더불어 탄생해 6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전격 스카우트돼 프로를 맡은 그는 "녹화보다 생방송이 더 좋은 거 같아요. 스릴 있잖아요. 민정이는 예쁘지는 않지만 자꾸 보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팬들이 말할 때 가장 보람 있어요"라고 말한다.

인터넷 동호회 다음 카페에 등록한 그의 팬 수는 6천5백여명. VJ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처음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VJ가 되고보니 더 좋은 것 같아요. 더 잘됐죠 뭐. 변호사가 되고 싶은 생각에 고시 합격하고 나서 VJ 해볼까도 생각해 봤는데 그때는 나이들어서 안 시켜줄지도 모르잖아요."

이대 법학과 3학년인 그는 욕심이 많은 천성 때문에 아직 사법시험 합격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방송 일 하면서도 수업은 절대 빼놓지 않고 주말엔 법전도 뒤적인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영국에서 5년간 살아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에 자신이 있기에 '법 공부만 더하면'하는 미련을 갖게 한다.

"모래.자갈.물이 있으면 저는 병에 자갈부터 채울거에요. 왜냐하면 자갈부터 넣어야 다음에 모래나 물도 넣을 수 있으니까요. 처음부터 물부터 가득 채우면 그 다음엔 다른 걸 넣을 기대가 없겠죠."

10년후쯤 그가 어떤 모습일 지 궁금해진다.

글=신용호.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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