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떡볶이 왜 쫓아내나" 네티즌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서울시와 각 구청이 도로변에서 음식물을 조리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서면서 떡볶이.어묵 대신 햄버거가 가판대에서 판치자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같이 떡볶이 등의 대용식품이 판치는 것은 시가 식품위생법상 금지된 조리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으나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에 햄버거.핫도그.샌드위치.김밥 등을 전기기구로 데워 파는 행위는 허용, 상인들이 '업종 전환'에 나섰기 때문.

특히 시는 일부 햄버거의 경우 가판대에서 기름에 고기를 튀기는 등 조리행위를 거쳐 판매되는데도 그대로 놔둔 채 떡볶이.어묵 등만 단속하는 바람에 햄버거가 확산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이에 따라 시 홈페이지 '시민자유토론'란 등에는 "시가 관광상품이 될 만한 떡볶이와 어묵을 거리에서 쫓아내고 있다"는 등의 항의성 글이 수십건씩 올려지고 있다.

ID를 '박재원'이라고 쓴 네티즌은 "떡볶이와 어묵이 비위생적이라면 햄버거나 핫도그는 위생적이란 말이냐"고 항의했다.

또 ID가 '곽창섭'인 네티즌은 "이태원 등에 가면 외국인들이 떡볶이나 튀김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며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위해서도 고유 음식을 거리 명물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가판대 조리행위를 단속하는 것은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것일 뿐 월드컵 행사를 맞아 햄버거로 바꾸자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가판 조리행위에 대해 더욱 엄격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