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 투캅스 … 근무 중 지적장애 10대 성매수한 뒤 신고전화 은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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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찰관이 근무시간에 지적장애 청소년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가 하면 불법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12일 김모(56) 경위가 지적장애 3급인 김모(17)양과 성관계를 맺고 돈을 준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김 경위는 4일 오후 3시30분쯤 관할 지역에 사는 김양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서 불러낸 뒤 인적이 드문 야탑역 지하 환승주차장으로 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성관계를 하고 3만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경위는 당시 경찰 근무복 위에 일반 점퍼를 입고 있었다. 김 경위는 2월 말 담당 지역을 도보순찰 하던 중 김양이 ‘경찰관 아저씨’라고 부르며 다가와 처음 만나면서 김양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게 됐다.

김양은 성관계를 하고 50여 분이 지나 112에 전화를 걸어 “경찰관 아저씨와 주차장에서 관계를 갖고 돈까지 받았다”고 신고했다. 112지령실은 해당 지구대인 김 경위의 지구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안 김 경위는 김양의 집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 뒤 ‘허위신고’라고 상부에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112신고 사건이 제대로 처리됐는지를 점검하던 분당경찰서 청문감사관실이 사건 처리가 미심쩍다고 판단해 김 경위를 불러 조사한 끝에 성매수가 사실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13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영진)는 불법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해 수억원을 챙긴 혐의(사행행위특례법 위반)로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안모(48) 경사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 경사는 2005년 4월 동업자 4명과 함께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바다이야기’ 게임기 80대를 놓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후 1년4개월 동안 월평균 약 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안 경사는 또 단속 권한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게임장 업자들에게서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수백만원씩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뇌물의 대가로 게임장 업자들에게 단속정보를 제공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안 경사는 2007년 3월 동업자 강모(44)씨로부터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됐는데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고, 동료 경찰관을 상대로 사건 무마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건이 일부 무혐의 처리된 것에 주목, 담당 경찰관들을 조사하고 있다.

정영진·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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