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로 무인카메라 아직도 '먹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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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인천국제공항간 고속도로의 무인 속도측정 카메라들이 여전히 무용지물이다.

공항 개항(3월 29일)후 석달이 넘도록 컴퓨터시스템과 연결이 안돼 12대 모두가 '먹통' 상태로 매달려 있다.

그간 이 길을 오간 4백60여만대의 자동차(신공항하이웨이사 집계)가 사실상 단속없이 달린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한동안 계속되리라는 것.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4월 20일 조달청과 무인 단속시스템 공급계약을 한 뒤 조기 설치를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통상 '계약 후 1백80일 이내' 에만 납품을 하면 되는 조달청 규정 때문에 늦어지면 10월에야 가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설치 후 한달 정도 시험운영도 필요해 "최악의 경우엔 11월이 돼야 정상운영이 가능할 수도 있다" 는 것.

건설교통부는 공항 개항 전 "경찰 협조로 신공항고속도로에 4㎞ 간격으로 무인 속도측정기를 설치, 과속을 철저히 단속하겠다" 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측정기가 몸체만 있을 뿐 작동하지 않는다는 본지 보도(4월 2일자 31면)가 있자 경찰측은 "경찰청 컴퓨터 연결작업을 속히 마쳐 6월 말부터 정상 가동하겠다" 고 밝혔었다.

경찰은 현재 고속도로 순찰대가 보유한 이동단속기 두대와 일반차량 두대로 과속을 단속 중이다. 그러나 40.2㎞에 이르는 고속도로를 오가는 하루 평균 5만대의 차량들을 감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단속이 허술하다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들이 경쟁하듯 질주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리무진기사 金모씨), "한국의 관문이라 할 이곳의 단속카메라가 아직까지도 먹통이란 사실이 납득이 안된다" (택시기사 文모씨)등의 지적이 잇따른다.

고속도로 개통 후 지금까지 경찰에 접수된 교통사고는 6건으로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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